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이 인종차별과 군국주의로 물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5일 오전(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불가리아의 예선 A조 경기가 관중의 인종차별 행위로 두 차례 중단됐다.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잉글랜드가 2-0으로 앞선 전반 28분과 3-0으로 리드한 전반 43분 관중석에서 인종차별 구호가 나와 경기 진행이 멈췄다. 장내엔 인종차별 행위가 지속되면 몰수패가 선언될 수 있다는 방송이 나왔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우리 선수들이 혐오스러운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인종차별은 용납할 수 없다. 축구는 물론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된다. 유럽축구연맹(UEFA)에 긴급 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잉글랜드는 그러나 인종차별 행위를 시원한 골폭풍으로 갚아 대승을 챙겼다. 특히 인종차별의 표적이 된 흑인 선수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라힘 스털링(맨체스터시티)이 2골씩을 넣어 승리에 앞장섰다. 잉글랜드는 5승 1패(승점 15)로 1위를 유지했고, 불가리아는 3무 4패(승점 3)로 최하위인 5위에 머물렀다.

터키는 부적절한 세리머니로 UEFA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터키는 지난 12일 알바니아와의 예선 H조 7차전에서 1-0으로 이겼는데, 후반 45분 결승골을 넣은 젱크 토순(에버턴)의 거수경례 세리머니가 문제가 됐다. 토순은 경기 직후 SNS에 “우리나라를 위해, 특히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라는 글을 남겼다.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 쿠르드군과 충돌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위였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UEFA 역시 정치적인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필립 타운센드 UEFA 대변인은 “(터키의 거수경례 세리머니는) 도발처럼 보일 수 있다”며 “이 상황을 조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