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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발목 다쳐 자퇴후 유학
2017년 신인드래프트 좌절 입대
올 전역후 매일 6시간씩 비지땀

“프로선수 입문이라는 꿈을 버릴 순 없습니다.”

14일 서울 서초종합체육관에서 한국농구연맹(KBL) 일반인 실기테스트가 열렸다. 프로농구선수를 꿈꾸는 9명이 부지런히 코트를 뛰어다녔다. 실기테스트에 합격하면 16일 신체검사를 거쳐 다음 달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고, 지명되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된다.

이주한(25·사진)은 이번이 두 번째 도전. 2017년 실기테스트를 통과했으나 신인드래프트에서 선택받지 못했다. 이주한은 “2년 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않았을 때 부모님의 실망스러운 표정을 잊지 못한다”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뼈아픈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주한은 프로 입문이 무산되자 서둘러 군에 입대했다. 사병이었지만 기량을 인정받아 강원도민체전에서 인제군 대표로 출전,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8월 2일 전역한 뒤엔 경기 하남시의 농구아카데미에서 하루 6시간씩 땀방울을 흘렸다. 오전에는 기본기를 다지고, 오후엔 1000번 이상의 슛을 던지며 일반인 실기테스트를 준비했다. 이주한은 “날랜 몸놀림을 위해 9㎏ 정도 몸무게를 감량했다”고 귀띔했다.

이주한은 연습을 마친 뒤엔 경기 고양시로 이동한다. 아버지,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문을 닫을 때까지 서빙, 청소를 맡는다. 이주한은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부모님께서 많이 힘들어하신다”면서 “15년간 묵묵히 지원해주신 부모님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고, 이번에 프로구단에 선택돼 웃음을 안겨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주한은 가드로 명지대에 진학했으나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쳐 2학년 1학기 때 자퇴했다. 그리고 미국 하와이의 브리검영대로 입학, 미국농구를 경험했다. 신체조건이 뛰어난 미국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체력과 파워를 길렀고, 열심히 공부해 장학금(스포츠과학)을 놓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가드 이대성(29)이 이주한의 롤모델. 이대성 역시 중앙대를 자퇴하고 브리검영대에서 선진 농구를 익혔다. 둘은 절친한 선후배로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

이주한은 “형(이대성)이 그동안 준비한 것을 전부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실기테스트를 치르기보단 간결하게 움직이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라고 조언해주었다”면서 “프로 코트에서 형을 마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주한은 “프로 무대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론 득점력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