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딜푸자(왼쪽부터) 씨와 티로람 씨, 고비르 씨, 윤대선 씨 가족이 지난 1일 서울 강서구가 개최한 ‘사위 나라에서 온 초청장’ 행사로 마곡동 서울식물원을 방문해 밝게 웃고 있다.

‘사위나라서 온 초청장’ 눈길

“사위와 딸이 한국에서 사는 모습을 직접 보니 안심이 됩니다.”

서울 강서구가 가정 형편 등으로 고향에 방문하거나 부모를 국내로 모시기 어려운 다문화가족에게 고향의 부모를 국내로 초청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위 나라에서 온 초청장’ 행사를 지난 1∼2일 개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베트남, 중국,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는 부모 9명을 포함해 총 29명, 가족 6팀이 참여해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초청된 가족들은 구에서 준비한 합동결혼식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의 한복 체험, 롯데월드타워 관람, 한강 유람선 체험, 서울식물원 방문 순으로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1일 오전 열린 합동결혼식은 다문화가족 부부와 이들의 친인척, 직장 동료, 한국에서 사귄 친구, 다문화 이주여성들의 축하 속에 성대하게 열렸다. 결혼식에 참석한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린 만큼 누구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시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결혼식 이후 가족들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 올라 서울 도심을 내려다본 후 저녁 식사를 하며 가족끼리 오랜만에 회포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이튿날에는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차려입고 다례 체험을 하고, 오후에는 한강에서 유람선 관광을 하며 비가 내리는 한강의 운치를 즐긴 뒤 서울식물원을 관람하며 한국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쳤다. 일정 이후 가족들은 각자 비행 일정에 맞춰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행사에 참여한 윤대선(39)·윤딜푸자(여·29) 씨 부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나 1년여 간 장거리 연애 끝에 2017년 결혼한 뒤 강서구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결혼 2년 만에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족을 초청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실제로 결혼에 이르는 과정에서 비자 발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털어놨다. 윤 씨는 사업차 우즈베키스탄을 찾았다가 현지에서 통역을 도와준 지금의 아내와 만나 사랑에 빠졌고, 영상통화와 메신저로 사랑을 키워왔다. 이후 결혼을 위해 비자를 발급하려니 둘의 사랑을 입증하기 위해 40여 종의 서류를 제출해야 했고, 통화·메신저 내용까지 제출하라고 해 스트레스가 몹시 심했다고 했다.

아내 윤 씨는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지만 비자 문제로 결혼 준비가 힘들었다”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쪽 모두 요구가 아주 까다로워서 스트레스를 받아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남편 윤 씨는 “구청에서 기회를 만들어준 덕분에 2주 남짓 걸려 비자를 발급받고 두 분을 모시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사위의 나라를 처음 찾은 장인·장모는 한국에서 부부가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장인 고비르(55) 씨는 “사위가 요리도 잘하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에서 보니 자기 나라라고 좀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