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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정(38)·김희형(여·31)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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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형)는 크리스마스 이브 때 만난 산타와 결혼했어요. 처음 만났을 때 남편은 정말 빨간색 옷에 하얀 수염을 한 산타였거든요.

고등학교 3학년 대입 시험을 마친 2006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편을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저는 친구와 함께 대학교 입학 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한 봉사단체를 찾았습니다. 그곳에선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봉사단원 대부분 산타는 처음이라 눈 스프레이를 어떻게 뿌려야 할지 또 아이들을 보자마자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걱정했어요. 큰 키로 봉사 단원을 대표해 산타 옷을 입은 남편도 다르지 않았어요. 아이들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기 전 단원 모두 초긴장 상태였죠.

아이들이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오자 남편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긴장하던 모습을 싹 지웠어요. ‘천생 산타’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남편은 능수능란하게 아이들에게 준비한 선물을 줬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할아버지가 여러분에게 선물을 주려고 왔어요!(허허)”

그 모습에 반했어요. 같이 봉사활동을 간 친구에게 바로 알렸죠. “저 산타 오빠(용정) 진짜 멋있지 않아?”라고요. 사실 친구가 오빠를 좋아하기 전에 제가 미리 찜해둔 거죠.

그날 이후 저의 구애로 저희는 7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5년 연애 끝에 부부가 됐어요. 연애 기간 저희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봉사활동으로 사랑을 키웠어요. 봉사활동은 결혼해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남편은 제게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