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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민(33)·곽새미(여·31) 부부

저희는 2016년 10월에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됐습니다. 2018년 10월부터 1년 가까이 세계여행 중으로, 구독자들에게 ‘일간 백수부부’라는 이름으로 글과 사진이 담긴 여행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저(새미)의 남편은 대학 졸업 후 5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저는 외국계 회사에서 마케터로, 남편은 여의도 ‘증권맨’으로 일했습니다. 서른이 넘어서 지난 삶에 대해 약간의 회의가 들었습니다.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 공부하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자기계발을 하고, 넓은 집과 좋은 차를 사기 위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늘 인생의 관문을 통과해야 할 듯한 기분으로 조급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습니다. 가보고 싶었던 나라에서 시간 제약 없이 실컷 놀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세계여행을 떠나게 됐습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2년 넘게 고민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걱정되는 것들을 노트에 적어봤는데요. 읽어보니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월급을 벌지 못하는 정도였죠. 여행 이후의 삶이 막연하긴 하지만 두렵지는 않습니다.

여행 이후의 직업이 전과 비슷한 일이 될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일간 백수부부 연재는 유럽여행부터 시작했습니다. 규칙적으로 콘텐츠를 발행하면 여행 기록이 좀 더 알차게 쌓일 것 같았죠. 게다가 소정의 구독료를 받으면 여행지에서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으니 얼마나 멋져요!

저희는 6개월 정도 더 여행하다가 한국에 돌아갈 계획입니다. 다시 오지 않을 우리의 30대를 설레는 마음으로 살아 내고 싶어요. 인생에는 정답이 없고 걱정은 또 다른 걱정만을 낳을 뿐이니까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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