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반도체업체 구조 고도화
한노총 노사협정-민노총 반대

만성적자 시달리는 충주병원선
경영 정상화 컨설팅 놓고 격돌

대구 중구 환경노조 갈등 석달
결국 수당 부정수급 의혹 감사

민주노총·한국노총 양대 노조 조합원들이 기업과 병원, 지방자치단체 등 전국 곳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노노(勞勞) 간 대립이 격화하면서 기업 경쟁력 확보와 병원 경영 정상화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고,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감사원까지 나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30일 각 노조 등에 따르면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1호 기업인 반도체 업체 KEC에서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 고도화사업을 둘러싸고 한노총과 민노총이 맞서고 있다. KEC는 구조 고도화를 위해 구미공장 서편 유휴 부지 17만여 ㎡에 대규모 쇼핑몰, 복합 터미널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KEC와 대표 노조인 한노총 KEC 노조는 최근 “노사 상생의 길”이라며 구조 고도화 사업 추진 노사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민노총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는 “이 사업은 KEC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구미산단 공동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맞받았다. 앞서 민노총 KEC지회 조합원 등 300여 명은 지난 9일 구미시 산동면 구미코에서 열린 ‘KEC 창립 50주년 기념 및 비전 선포식’에서 항의 집회를 했으며 일부 조합원은 사 측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충북 충주시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에서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병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컨설팅 수용 여부를 놓고 양대 노조가 대립하고 있다. 민노총 건국대 충주병원 지부는 “과도한 경영· 인사 개입으로 구성원 간 위기감을 조성하고 신뢰를 잃은 컨설팅 회사의 경영 자문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반대하고 있고 한노총 지부는 “민노총 측의 주장은 모순”이라고 반박한다.

경북 김천혁신도시 내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하고 농성 중인 민노총과 본사 정직원으로 구성된 한노총 도로공사 노조도 충돌했다. 민노총 측이 톨게이트 요금 수납 조합원 1500명 전원 도로공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을 주도하는 데 맞서 한노총 도로공사 조합원들은 “수납원들은 본사에서 나가 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대구 중구에서는 한노총 소속 환경미화원의 휴일수당 부정수급 의혹으로 한노총 대구 환경 분야 노조 중구지부와 민노총 일반노조의 갈등이 3개월 동안 지속하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중구청에 공익감사청구를 촉구했고 감사원은 감사에 나섰다.

구미 = 박천학·충주 = 이성현 기자, 전국종합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