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정책硏 “최대 0.05%P ↓
소비자 후생 약 8000억 감소”

일본이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추가 개방하는 등 ‘미·일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향후 양국 추가협상으로 미·일 무역협상이 확정되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최대 0.05%포인트 떨어지고, 소비자 후생이 최대 6억7300만 달러(약 8000억 원)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무역을 통해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2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미·일 무역협정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농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 등이 결정되고, 향후 2단계 협상이 예고됨에 따라 국내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미국의 6위 수출입 상대국, 일본의 4위 수출국이자 6위 수입국으로 미·일 모두 주요 무역대상국이다.

특히, 미·일 무역협상으로 미국시장에서 일본과의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의안에서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감축은 빠졌지만, ‘추가 협상에 의한 관세 철폐’를 명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협상에서 일본산 승용차에 대한 관세 감축 시 국내 중·대형차의 대미 수출이 3.2% 감소하고, 자동차 부품 역시 대미 수출이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시장에서도 화학품목과 관련해 미국과 경합할 가능성이 있다.

거시 경제적으로 미·일 양국 간 관세 감축만으로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02∼0.03%포인트, 비관세장벽 감축 고려 시 0.03∼0.05%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소비자 후생도 2억9800만∼4억2000만 달러 감소하고, 비관세장벽 감축까지 고려하면 4억6200만 달러∼6억7300만 달러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추정했다.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쳐 최대 6777명의 고용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연구원은 “협정 논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미국 주도의 통상 규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