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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정지 허가案 내달 심의
“큰 변수만 없으면 처리될 것”
고리1호보다 처리속도 빨라

원전업계 “정부 일방적”반발
원노련 등 “대정부투쟁 방침”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선언으로 조기 폐쇄가 결정됐던 월성 1호기(경북 경주시 소재)의 영구정지가 이르면 다음 달 확정된다. 고리 1호기에 이어 국내 2번째 영구 폐쇄 원전이 되는 것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심사결과’를 보고했다. KINS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올 2월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함에 따라 영구정지 후에도 원전이 안전하게 유지·관리될 수 있는지 기술심사를 벌여왔다. 영구정지의 기술적 준비를 살펴보는 절차로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저장·냉각할 수 있는지, 방사선을 적절히 감시할 수 있는지, 해체를 위한 인력 준비가 충분한지 등이 심사대상이다.

원안위는 이날 KINS의 심사결과, 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위원회 견해를 토대로 원자력안전법상 허가기준을 충족하는지 판단해 이르면 내달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안을 올린 뒤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정부와 원전업계 등의 분위기를 보면 운영변경이 불허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문 대통령이 2017년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약속했던 만큼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KINS가 원안위에 심사결과를 보고한다는 것은 안전성에 큰 결격사유가 없다는 의미”라며 “위원들이 추가자료 등을 요청할 경우 절차가 조금 지연될 수는 있지만, 큰 변수가 없다면 다음 달 원안위에 허가안이 올라가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달 월성 1호기의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심사결과가 나올 경우 한수원 신청 후 7개월 만으로, 앞서 신청부터 폐쇄 결정까지 1년이 걸린 고리 1호기보다 처리속도가 빠르다.

고리 1호기의 가동이 영구중단된 데 이어 월성 1호기까지 영구정지 절차가 속도를 내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재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해 6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안을 통과시킨 한수원 이사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 요구안을 이달 5일 통과시켰다. 당시 한수원 이사회는 월성 1호기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조기 폐쇄를 결정했지만, 야당은 “연장가동을 위해 7000억 원이나 투입했는데 한수원이 판매 단가를 조작했다”는 입장이다.

원전업계도 반발한다. 노희철 한수원 노조위원장은 “원안위가 월성 1호기를 더 가동할 수 있다고 판단해 2015년에 10년 연장을 허가(당초 수명 2012년→연장수명 2022년)했는데 이번 정부가 일방적으로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며 “원자력노동조합연대(원노련·원전산업계 노동조합이 연대한 노조연합)는 이번 국정감사 기간 대정부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