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협력 면역항암제 개발社
임원 미공개정보 거래 논란 물의

정경심, 장관 재산공개 앞두고
차명 투자에 대해서도 물어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부산대 산학협력 벤처기업인 신라젠에 대한 주식 투자를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의대 황태호 교수가 2006년 창업한 신라젠은 면역 항암제 개발 업체로, 내부 임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6일 문화일보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정 교수는 오랜 자산관리자인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27) 씨에게 신라젠에 대한 주식투자를 문의했다고 한다. 김 씨 측은 “신라젠에 대해 깊게 상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조 장관의 공직자 재산공개를 앞두고 김 씨에게 차명투자에 대해서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젠은 부산대 의대 연구진이 임상 시험을 위해 설립한 산학협력 기반 바이오 벤처로, 7년 뒤인 2013년 치과의사 출신인 문은상 대표가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이듬해 항암치료제 ‘펙사벡’ 기술을 보유한 미국 바이오기업 제네릭스(현 신라젠바이오)를 인수·합병한 후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때 주가가 고공행진했으나, 임상 시험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이 중단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그러나 주가 하락 전 최대주주와 친인척들이 거액의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드러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논란이 됐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러한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달 28일 신라젠 서울 여의도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조 장관 부부가 투자한 사모펀드가 주가조작 의혹에 휘말리자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소속인 한문혁 검사를 해당 수사팀에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는 최근까지 신라젠 미공개 정보이용 주식거래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한편, 김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정 교수가 동양대 연구실 PC의 본체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해달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 교수와 김 씨는 PC 하드디스크만 교체하려 했지만 규격이 맞지 않자 PC를 통째로 반출했다. 이후 정 교수는 김 씨에게 PC 본체를 더 성능이 좋은 것으로 바꾸라고 지시했고 김 씨는 PC를 손보기 위해 서울 용산전자상가로 향했다. 정 교수가 김 씨를 대동한 하드디스크 ‘출장 교체’에 실패하자 PC ‘본체 갈기’를 시도한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정 교수는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하기 이틀 전인 이달 1일 김 씨와 함께 서울에서 경북 영주 동양대로 내려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데스크톱PC를 들고 나왔다. 이 컴퓨터는 김 씨 차량 트렁크에 있다가 검찰에 제출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정 교수의 부탁으로 하드디스크 2개를 사서 조 장관 자택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고 한다. 정 교수는 김 씨에게 신용카드를 주면서 “남부터미널 전자상가에 가서 하드디스크 2개를 사달라”고 요구했고, 김 씨가 그대로 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명진·이은지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