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호위 받으며 출근 나서
초췌한 모습… 질문엔 침묵

법무부 홈피 국민제안 개설
내일 천안서 두번째 檢 대화

조국 법무부 장관은 피의자로서 사상 초유의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란 오명을 남기게 됐지만, 24일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비교적 담담한 모습으로 출근해 일정을 이어갔다. 조 장관은 자신에 대한 수사와 별개로 오는 25일 두 번째 ‘검사와의 대화’를 이어가는 등 검찰 개혁 작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이 이날 오전 8시 21분쯤 서울 방배동 자택 아파트 입구에 나타나자 대기하고 있던 10여 명의 경찰은 “간격을 유지하라”며 취재진이 조 장관에게 접근하는 것을 제지했다. 조 장관이 나오자마자 바로 올라탈 수 있도록 관용차량 오른쪽 뒷문이 아파트 입구 쪽으로 바짝 붙어 있었다. 조 장관은 전날 출근 당시보다 다소 초췌한 얼굴로 나타났으며 ‘자택에서 (자녀의) 인턴증명서 나온 거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제 다 말씀드렸다”고만 답한 뒤 바로 차량에 탑승했다. 조 장관은 아파트 현관문을 나설 때부터 시선을 아래로 고정한 채 굳은 표정이었다.

곧이어 오전 8시 50분쯤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한 뒤에도 조 장관은 ‘휴대전화를 제출했는지’ ‘어제 PC 포렌식 과정에서 변호인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는지’ ‘검찰로부터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했는지’ 등의 질문에 줄곧 답하지 않았다. 그는 또 ‘(보도가) 악의적이라고 했는데 민·형사 (소송) 검토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뒤쪽에 있던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목례한 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전날 자신과 가족의 의혹 관련 자택 압수수색이란 첫 강제수사가 이뤄졌지만,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이란 스스로의 책무를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이날 법무·검찰 개혁에 관한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해 법무부 홈페이지에 국민제안 공간을 열었다. 홈페이지 아래쪽 ‘법무·검찰 개혁에 관한 국민제안’ 바로가기를 누르면 열린장관실 메뉴로 연결돼 의견을 등록할 수 있다.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은 접수된 국민제안 의견을 곧 출범할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안건으로 건의하는 등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조 장관은 전국 검사와 검찰 직원들로부터 검찰 조직문화와 근무평가제도 개선 방안, 검찰업무에 관한 고민, 검찰개혁에 관한 의견 등을 자신 명의 이메일로 직접 수렴하기로 했다”며 “검찰 구성원들로부터 수렴된 의견들도 검찰제도 개선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 장관은 의정부지검에 이어 오는 25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을 찾아 두 번째 ‘검사와의 대화’를 실시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격의 없는 간담회를 통해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보다 신뢰받을 수 있는 방안에 관한 검찰 내부의 진솔한 의견을 지속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사와의 대화가 마무리된 후 법무부는 간담회를 통해 수렴한 의견은 검찰국,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등에서 검토해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첫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