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국방위에 자료 제출
‘경계작전지침’ 규정 위반
野 “軍 기강해이 심각” 지적

지난달 말 해병 2사단 간부가 작업 중 지뢰를 밟아 중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 사고를 당한 간부 등 장병들이 보호장구 없이 작업에 나섰던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는 ‘지뢰 탐색 시 지뢰 덧신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경계작전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야당은 군의 기강해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해병대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정종섭(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2사단 미상 폭발물 사고’ 보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경기 김포 인근 한강 하구 철책 전방의 경계시설물 점검 및 사계청소(갈대 등 제거)에 나섰다가 미확인 폭발물을 밟아 부상을 당한 소초장(중위)은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함께 작업 중이던 일병, 소초장을 구조하러 나섰던 부소초장(중사)도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았다. 당시 폭발물은 발목지뢰(M14)로 추정됐다.

해병대는 사고자의 회복 상태를 고려해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출입절차 규정을 강조해 교육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를 철저히 시행하고 있다”며 “사고 경위를 조사해 규정대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해병대 제2사단 경계작전지침서’ 제3장 9절의 ‘철책 전방 수제선 정비 간 준수사항’에 따르면, 투입지역 유실 지뢰 탐색 활동 시에는 안전을 위해 지뢰 덧신, 보호의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군이 이런 규정을 무시해 사고가 터졌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목함 지뢰 등 폭발력이 더 큰 폭발물을 밟았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사고 발생 지점인 김포 부근에서는 지난 2010년 두 차례 북한의 목함 지뢰가 발견됐다. 정 의원은 “군 장병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위험한 지역에서 작전을 전개할 시 안전규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군은 추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전반적인 군 기강을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진·정충신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