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을 벌이던 미군의 무인기(드론)가 오폭해 최소 3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밤 난가하르주(州) 산악지대인 와지르탕기의 한 잣 농장에 미군 무인기의 폭격이 이뤄져 농장 내 숙소에서 생활하던 인부 30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했다고 아프가니스탄 관리들이 밝혔다. 생존자들은 미군의 공격 당시 약 200명의 노동자가 농장 근처에 설치된 5개의 텐트에서 자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과 아프가니스탄 국방부 측은 드론 공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사상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소니 라게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대변인은 “IS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기 위한 드론 공격이 난가하르 지역에 있었고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며 “지역 당국과 함께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IS는 지난 2014년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온 뒤 동부와 북부로 침투, 정부군과 미군은 물론 탈레반 등과도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내 IS 대원 수를 2000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사건으로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미국에 대한 여론이 크게 좋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잘랄라바드의 한 시민은 로이터에 “이 같은 실수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미군은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해함으로써 전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