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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상·하원의원 40명 합류
렌치, 내달 살비니와 TV토론
지지율은 3.4%로 전체 6위

이탈리아 집권연정의 한 축인 민주당을 탈당하고 중도정당을 새로 창당하겠다고 선언한 마테오 렌치(사진) 전 총리가 신당 이름을 ‘이탈리아 비바’(Italia Viva)라고 발표했다. 11일 새로 출범한 오성운동·민주당의 연정은 불과 일주일 만에 내부 분열의 위기에 처했다.

2당체제의 연정이 3당체제로 재편될 경우 연정은 삐거덕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렌치 신당에 합류하기로 한 민주당 상·하원의원이 40명에 달하고, 야당에서도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이 있어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일 ANSA통신 등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렌치 전 총리는 ‘생동하는 이탈리아’라는 뜻의 ‘이탈리아 비바’를 당명으로 확정했다. 렌치 전 총리는 조만간 당 대회를 열어 당 상징물과 조직도 공개할 예정이다. 합류 명단에는 테레사 벨라노바 농업장관도 포함됐다. 새 연정에 임명된 장차관들이 신당으로 당적을 옮기면 연정은 3당 체제 운영이 불가피하다. 정부의 내부 정책 조율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중도우파 정당 전진 이탈리아(FI)에서도 일부 의원이 당을 갈아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주세페 콘테 총리는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콘테 총리는 “(렌치 전 총리의) 탈당 소식을 들었을 때 놀랐다”며 “창당 결정을 미리 알았다면 이들에게 대화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정부 프로젝트는 실패하지 않았다”며 연정 지속 의지를 밝혔다. 창당 절차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렌치 전 총리는 극우 정당인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와 10월 중순 TV 토론을 한다고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현지 국영방송으로 생중계될 양자 토론은 렌치 전 총리의 제안을 살비니 대표가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살비니 대표는 최근 렌치 전 총리와 민주당 인사들의 탈당을 반복해서 언급한 바 있다.

살비니 대표는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선서 다음 날 장차관들이 쪼개진 정부를 신뢰하는 것이 정상인가”라고 반문하며 새 연정을 조롱하기도 했다. 렌치 전 총리가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살비니 대표와의 대결을 통해 신당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토론회를 제안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렌치 전 총리가 영향력을 키운 뒤 차후 다시 총리 자리를 노린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날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비바’의 지지율은 3.4%로 전체 정당 순위 6위다. ‘동맹’에 대한 지지율은 33.1%로 1위를 차지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