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증인·참고인 채택 논의
정운천 의원 “농해수위 국감에
대기업 1위~18위 총수 부르자”

오는 10월 2∼21일로 예정된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을 마구잡이식 증인·참고인으로 불러내는 구태가 반복될 조짐이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따르면 전날(17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경대수 자유한국당,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 등 여야 3당 간사는 비공개 회동을 열고 국감 일정과 증인·참고인 채택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농해수위 국감에 대기업 순위 1위부터 18위까지 총수를 모두 부르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관계자도 증인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정 의원은 지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위기에 놓인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농어촌상생협력기금’과 관련해 기업의 참여가 부족하다며 이 같은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여·야·정은 민간기업이 FTA를 통해 얻은 이익 일부를 기부금으로 내놓는 방식으로 2017년부터 매년 1000억 원씩 10년간 총 1조 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017년 309억 원, 2018년 231억 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정 의원은 대기업 총수를 불러 이를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야 입장 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금 적립이 더딘 것은 맞지만, 총수를 불러 호통쳐서 될 일도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 외에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분식회계 등의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환경노동위원회의 문진국 한국당 의원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 옥경석 한화 사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A 의원실 관계자는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가 길어지면서 의원실들이 전반적으로 국감 준비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며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지적하기보다 대기업 총수를 상대로 호통을 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