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 필요성조차 없을 정도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는 이미 넘친다. 그런데 청문회 당일인 6일 장관이 돼선 안 될 결정적 이유들이 추가됐다. 조 후보자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때 제출된 딸의 ‘가짜 동양대 총장상’ 문제와 관련,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직접 통화해 무마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지난 4일 최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표창장 발급을 위임한 것으로 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고, 정 교수 전화를 건네 받은 조 후보자는 ‘그렇게 해 주면 안 되겠느냐. 법률고문팀에 물어보니까 그러면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도 산다’고 했다고 최 총장이 이날 밝혔다.

최 총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 후보자가 위조 가능성 등 총장상의 문제점을 상세히 인지하고, 직접 나서서 이를 숨기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 후보자 발언 취지를 뒤집으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최 총장도 살기 힘들다’는 의미도 된다. 증거인멸에 더해 협박도 될 수 있다. 최 총장의 주장만으로도 조 후보자는 불법 혐의의 직접 당사자가 됐다.

또 있다. 고려대 입시 서류로 제출된 ‘논문’과 관련, 2007년 딸이 책임저자인 장영표 교수에게 보낸 논문 초고 파일의 ‘만든 이’와 ‘마지막으로 저장한 사람’ 모두 ‘조국’으로 파일 속성 정보에 기록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딸이 제1 저자로 되어 있는 문제의 논문은 이미 ‘취소’됐다. 딸의 자기소개서 파일에도 ‘만든이 조국’이 등장한다고 한다. 조 후보자가 이런 작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음을 말해준다. 딸이 조 후보자 컴퓨터로 작업을 했을 뿐 조 후보자는 전혀 몰랐다고 한다면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행태다. 조 후보자는 2014년 딸의 의전원 면접 당시 동행했고, 입학을 담당하는 교수에게 “호텔을 추천해 달라”고 전화로 요청했다고 한다. 부산대는 면접에서 지원자 신원을 알리지 않는데, 조 후보자는 그런 식으로 딸의 면접 사실을 알린 셈이다.

조 후보자는 가족의 불찰은 있었지만, 본인이 직접 저지른 불법은 없다는 논리로 버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런 이유로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직접적 불법 관여 의혹이 드러남으로써 검찰의 수사가 더욱 불가피해졌다. 그런 인사를 법무장관에 임명하는 것은 국민과 법치에 대한 도전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검찰 수사 압박은 수사 방해도 넘어 ‘범죄 은닉’ 의도로까지 비칠 정도다. 문 대통령은 당장 후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