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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 펀드’ 눈길

알고리즘·빅데이터 등 활용해
인간PB 대신 포트폴리오 관리
중위험·중수익에 수수료 저렴
최근 주가·환율 불안정해지며
소액 투자 재테크 초보에 인기

투자자 A 씨는 올해 사회 첫발을 내디디면서 재테크를 시작하고자 했지만, 정보를 얻기가 마땅치 않았다. 재테크 초보여도 안전하게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A 씨는 주변 지인으로부터 대신자산운용의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추천받았다.

A 씨는 “어려울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로보어드바이저가 분석이나 추천자료를 보여주니 조금씩 투자해보는 재미가 있어 주식 초보들이 한 번 사용해보기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중위험·중수익’에 주목 =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저렴한 수수료 등으로 주식 초보들에게 인기를 끌던 로보어드바이저가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인간 프라이빗 뱅커(PB) 대신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온라인 자산 관리 서비스를 일컫는다. 직접 사람을 마주하지 않고 온라인 환경에서 자산 배분 전략을 짜주기 때문에 수수료가 저렴하고, 낮은 투자자 하한선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알려진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글로벌 경기가 요동치면서 안정적 상품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올해 들어 세계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불안정한 주가와 환율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일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2.2% 하락했으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연초 대비 8.63% 급등했다.

◇ 연초 대비 꾸준한 수익률 올리는 ‘로보 펀드’ =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집계된 11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3일 기준으로 지난 1주간 1.25%, 1개월간 0.38%를 기록했다. 연초와 비교했을 때는 수익률이 8.18%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955개의 평균 수익률은 1개월간 -1.25%, 연초 이후 -4.75%로 나타났다. 지난 3일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설정액은 451억 원으로 최근 3개월간 25억 원 증가했다.

특히 하이자산운용의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하이ROKI1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증권투자신탁H(혼합-재간접형)C-F’는 연초 대비 14.76%의 수익률을 내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주간 1.46%, 1개월간 0.28%, 3개월간 5.77% 등 꾸준히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해당 펀드는 키움증권이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모델인 ROKI1을 적용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2015년부터 사내 핵심 인력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개발에 주력했다. 키움증권 로보어드바이저는 다양한 시장 상황에도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 및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으로 글로벌 시장에 분산투자한다. 갑작스러운 이벤트가 발생하더라도 알고리즘이 포트폴리오 자동 리밸런싱으로 대응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NH-아문디 디셈버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증권자투자신탁(UH)(채권혼합-재간접형)클래스Ci’도 연초 대비 13.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는 디셈버앤컴퍼니의 로보어드바이저 엔진을 활용해 글로벌 ETF에 대한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구현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디셈버앤컴퍼니의 로보어드바이저 엔진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자동 알고리즘 기반을 통해서 포트폴리오를 도출하면 NH아문디자산운용 매니저가 글로벌 시황 리서치, 금융공학 모델 등을 동원해 현재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다시 한 번 판단해 매니징하고 있다”고 말했다. 쿼터백자산운용이 자문하고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키움쿼터백글로벌EMP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시리즈도 연초 대비 7∼11%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은 대신증권의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다양한 펀드를 운용한다. ‘대신로보어드바이저자산배분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 1(혼합-재간접형)클래스C-e’는 3개월간 -1.49% 수익률을 내다 최근 1주간 1.49% 수익률을 올렸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시험대) 운영 사무국을 맡고 있는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험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RA)의 수익률이 코스피200(5.92%)을 상회한 7.9%를 기록했다. 특히 적극투자형 RA는 지난 6개월과 1년 동안 각각 10.2%와 0.97% 수익률을 내며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코스콤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국민 자산을 효율적으로 증식시키는 대표적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자문 회사도 등장 = 최근에는 AI 자문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도 등장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인공지능 기반 투자자문사인 ‘신한 AI’를 공식 출범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주요 자회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빅데이터로 글로벌 마켓을 예측하고, 자산 배분 및 글로벌 우수상품을 추천하는 인공지능 분석 모델 ‘네오(NEO)’를 개발하는 ‘보물섬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NEO’에는 IBM의 ‘왓슨’과 최신 인공지능 분석 기술이 적용됐다. 과거 30년 이상의 글로벌 빅데이터를 활용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분석하고 최적의 포트폴리오와 상품을 추천한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향후 ‘신한AI’는 축적된 인공지능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 신용평가, 컴플라이언스 등 AI적용 범위를 금융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