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파기·美기지 조기반환
양국공조 흔들리면 비용만 늘어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고 주한미군 기지 조기 반환까지 요구하며 한·미 동맹을 흔드는 것은 국익 우선을 내세워 자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행보가 70년간 유지한 한·미 동맹을 전반적으로 재전환해 독자 노선을 가기 위한 것인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일시적 조치인지를 놓고 외교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교가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에선 통일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계속해서 한·미 동맹을 흔드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주권’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미국이 먼저 나서서 과도하게 자국 우선주의를 추진하고 있으니 우리도 국익 우선주의로 가겠다는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 등 기존 한국 외교의 핵심 틀을 절대적인 요인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판단과 맥이 닿아 있다. 한·미 동맹의 전반적인 재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 한 외교 전문가는 “문 정부 내에는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를 해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김영호 국방대 교수는 “동맹의 가치에 대해 이해가 없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핵을 둘러싼 양국의 공조가 흔들리게 되면 결국 ‘자주국방’ 비용만 산더미로 쌓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