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인도적 지원 등 의제로
시민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내달 서울 4개권역 돌며 진행

南北 관계 경색·안보 위기 속
“朴시장 이념실현 무리수” 비판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서울시가 다음 달 뜬금없이 시민을 대상으로 ‘평화 통일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이달에만 5번이나 탄도미사일 등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고 대남 비방을 이어가는데도 이 같은 행사를 여는 것은 현 시국과 맞지 않는 엉뚱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시가 남북관계 경색 요인으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언급하지 않은 채 남남갈등과 평화통일에 대한 시민의 공감 부족 등을 강조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평화 통일에 대한 시민 참여와 이해·공감 확산을 위해 다음 달 21∼22일과 28∼29일 네 차례에 걸쳐 서울 4개 권역별로 ‘시민과 함께 하는 평화 통일 사회적 대화’를 연다. 해당 토론회는 서북권, 동남권, 동북권, 서남권 4개 권역에서 성·연령·이념성향 등을 고려해 선발한 총 680명의 시민이 참여할 예정이다.

시는 행사 추진배경에 대해 남북 관련 가짜뉴스, 인식차 등으로 인한 남남갈등이 남북교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평화 통일에 대해 시민이 주도하는 공론의 장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화 통일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합의를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의 동력으로 활용하겠다고도 했다. 토론회 주요 의제로는 한반도 평화 통일 체제(일반 의제), 대북 인도적 지원의 조건(이슈 의제) 등을 선정했다.

아울러 특화 의제로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유치와 대동강 수질개선 남북 협력 등도 포함 시켰다.

그러나 이에 대해 남북관계 경색과 한·미·일 공조 위기 등 긴박한 안보 상황에서 시의 현실 인식이 너무 안이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들여온 주요 대북협력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한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의적절하지 않은 행사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북한이 잇단 미사일 도발로 한국을 골탕 먹이고 한·미·일 외교관계도 최악으로 치닫는 현 외교적 흐름 가운데 평화 통일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박 시장이 자신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정부가 주도해야 할 남북문제보다는 서울시 문제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회적 대화의 의미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의견을 나누며 이견을 좁혀가자는데 있다”며 “남북관계에 대해 보수·진보 시민단체와 다양한 이념성향을 가진 시민들을 한 자리에 모아 토론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시의적절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