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고진영이 26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로라의 마그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투어 캐나다퍼시픽 여자오픈 4라운드 16번 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한 뒤 타구 방향을 지켜보고 있다. USA투데이 연합뉴스

캐나다퍼시픽 여자오픈 최종일

합계 26언더파 2위와 5타차
위기의 9번홀 파세이브 성공
106홀 연속 無보기 이어가
“첫 72홀 無보기… 멋진 경기”
개인타이틀 全부문 1위 굳혀

한국 올 24개 대회서 12승째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캐나다퍼시픽(CP) 여자오픈(총상금 225만 달러)에서 무결점 플레이로 정상에 올라 올 시즌 가장 먼저 시즌 4승째를 거뒀다. LPGA 투어에서 시즌 4승은 2016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5승),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4승) 이후 3년 만이다.

고진영은 26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로라의 마그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잡아 8언더파 64타를 쳤다. 합계 26언더파 262타인 고진영은 2위 니콜 라르센(덴마크·21언더파 267타)을 5타 차로 제치고 시즌 4승째이자 통산 6승째를 챙겼다. 이로써 한국 선수들은 올해 열린 LPGA 투어 24개 대회 중 50%인 12승을 합작했다. 고진영은 지난 2월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을 시작으로 메이저대회인 4월의 ANA인스피레이션, 7월의 에비앙챔피언십 정상에 올랐고 이번에 1승을 보탰다. 올해 남은 대회는 8개이고, 고진영은 4∼5차례 출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고진영이 박세리(2001, 2002년) 박인비(2015년)가 보유한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승(5승)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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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상금,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등 개인타이틀 전 부문에서 1위를 굳혔다. 고진영이 연말 올해의 선수까지 거머쥔다면 1979년 낸시 로페스, 1980년 베스 대니얼(이상 미국), 1995년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 2015년 리디아 고에 이어 역대 5번째로 신인상을 받은 이듬해에 올해의 선수에 오르게 된다.

고진영은 특히 사흘 내내 보기 없는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했다. 1라운드 버디 6개, 2라운드 버디 5개, 3라운드 버디 7개에 이어 4라운드 버디 8개 등 26개의 버디가 그대로 타수가 됐다. ‘72홀 노 보기’ 우승은 2015년 박인비가 HSBC위민스챔피언십에서 달성한 이후 고진영이 처음이다.

라르센과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고진영은 첫 버디를 6번 홀(파4)에서 잡았다. 8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한 고진영은 9번 홀(파5)에서 타수를 잃을 위기를 맞았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이후 거침없었다. 고진영은 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6개를 몰아 챙기면서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달렸다.

고진영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72홀 보기 없는 라운드는 처음이고 정말 멋진 경기였다”면서 “17번 홀에서 버디를 하면서 우승을 예감했다”고 밝혔다. 고진영은 브리티시여자오픈 3라운드 2번 홀부터 포함하면 106홀 연속 노보기 플레이다. 고진영은 “그 사실은 어젯밤 친구에게 듣고 알았다”며 “오늘 ‘노보기 플레이’를 목표로 삼았고 9번 홀에서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해냈다”고 덧붙였다. 고진영은 9번 홀이 승부처였다고 설명했다. 고진영은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오른쪽 트러블 지역으로 보내 1벌타를 안고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 그리고 핀까지 63m 거리의 러프에서 네 번째 샷을 핀에 1.2m 거리에 붙여 파를 지켜냈다. 고진영은 “엄청난 파 세이브였다”고 자평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 태극기가 그려진 스코어북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AP통신은 “고진영이 18번 홀 그린을 향해 걸어가면서 옆에 있던 브룩 헨더슨(캐나다)에게 ‘브룩, 이 관중은 너를 위한 거야’라고 말을 건네자 헨더슨이 ‘아니야. 내가 아니라 너를 위한 사람들이야’라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고진영은 니콜 라르센에게 4타, 헨더슨에게 6타 앞선 상태로 18번 홀 그린을 향했다. 고진영은 헨더슨을 부르더니 같이 걸어가자고 제안했고, 고진영과 헨더슨은 어깨동무를 하고 사이좋게 그린으로 걸어갔다. 헨더슨은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며 45년 만에 캐나다내셔널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캐나다인 선수로 등록됐다. 헨더슨은 “우리는 서로를 많이 존중한다”면서 “내가 우승하진 못했지만, 고진영이 우승해 기쁘다”고 말했다. 헨더슨은 19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

고진영과 공동선두로 출발한 라르센은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을 노렸지만, 10번 홀(파4) 보기 이후 고진영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이 대회 챔피언 박성현은 4번부터 7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는 등 마지막 날 5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허미정과 함께 공동 20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신인왕 후보인 이정은6는 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31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