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경찰이 체포한 시민 병원서 구타’ 영상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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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시위대인지는 아직 몰라
공권력 남용 논란 다시 커질 듯

지난 18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대규모 시위가 비폭력 평화 시위로 끝난 가운데 한 병원에서 홍콩 경찰이 시민을 구타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사진)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에 체포된 이 시민이 시위대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경찰의 시위 과잉 진압에 이어 공권력 남용에 대한 논란이 다시 커질 전망이다. 또한 중국 관영 매체는 중국 여기자가 홍콩 매체의 기자들에게 ‘가짜 기자’로 의심을 받으며 모욕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2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 홍콩의 한 병원 입원실 CCTV에 홍콩 경찰 2명이 62세의 남성을 구타하는 등 공격하는 장면이 20일 공개됐다. 이 남성은 2명의 경찰에 의해 진압봉으로 찔리고, 따귀를 맞고, 손전등으로 얼굴을 비추이는 등 몇 분간 가혹 행위를 당했다. 경찰은 심지어 이 남성의 생식기를 때리기도 했다. 경찰의 가혹 행위는 이날 홍콩 입법회 야당인 민주당의 람척팅 의원이 이 남성의 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면서 공개한 CCTV를 통해 드러났다. 홍콩 경찰은 이 남성이 체포된 상태라고 밝혔으나 송환법 반대 시위대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최근 시위대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분노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어 이번 사태가 홍콩 시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야당 측은 경찰이 즉각 병원 CCTV를 확보해 폭력 행위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하지 않았고, 폭행을 당한 남성의 가족이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공식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콩 경찰 측은 영상에 등장하는 2명의 경찰이 가혹 행위를 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체포했고,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업무를 정지했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경찰이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도 사건을 은폐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지난 20일 홍콩 경찰의 기자회견 이후 광둥(廣東)성 선전의 광둥TV의 여기자가 홍콩의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모욕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홍콩 매체의 기자들은 이 여기자가 ‘가짜 기자’라며 홍콩 경찰의 스파이로 의심하며 신분증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들 일련의 사건은 홍콩 내에서 비폭력 평화시위 이후 정치적 해법이 모색돼야 한다는 주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앤서니 니오 홍콩 경찰민원처리위원회(IPCC) 위원장은 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캐리 람 장관이 이미 송환법이 ‘죽었다’고 말한 점을 언급하면서 “이제 공식적인 철회로 ‘적절한 장례’ 절차를 밟아야 시민의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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