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 민변 주축 진보성향 로펌
태평양,5년전 폐지반대訴 승소

가처분신청 내달초 결론 날 듯
본안소송 종료까진 3~4년 예상

‘서울시교육청 측의 지평 vs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측의 태평양.’

서울시교육청과 지정 취소된 서울 지역 8개 자사고의 법적 싸움이 두 대형 법무법인 간의 대리전으로 흐르고 있다. 자사고 측이 제기한 ‘지정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첫 심문기일이 오는 23일로 정해진 가운데 양측 모두 ‘인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자사고들이 최종적으로 일반고로 전환될지는 본안소송이 종료되는 3~4년 뒤에나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이번 소송 법률대리인으로 ‘지평’ 변호사들을 선임했다. 지평은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 출신인 양영태 변호사 등이 2000년 설립한 법무법인으로, ‘진보 성향 로펌’으로 분류된다. ‘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정부와 진보 교육감들의 공통공약이다.

자사고 측은 재지정평가에서 탈락하자마자 ‘태평양’을 선임해 소송을 준비해왔다.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지정취소를 받은 안산동산고 역시 태평양에 소송을 맡긴 상태다. 한 자사고 관계자는 “태평양은 5년 전 자사고 폐지를 반대한 박근혜 정부의 교육부 편에서 소송에 참여해 서울시교육청과 싸워 본 적 있다”며 “태평양에서는 재판이 시작되면 ‘통과 학교’ 세부 평가 자료까지 요청해 교육청 평가가 얼마나 불공정했는지를 밝히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5년 전 서울시교육청이 제기한 소송에서는 법원이 교육부의 손을 들어줬다.

양측의 ‘1차 대전’인 가처분신청 건은 9월 초쯤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자사고 승’이 점쳐진다. 자사고 측 관계자는 “대개 처분 대상에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다고 판단하면 법원이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정취소가 되면 학교, 학생, 학부모 모두가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도 “가처분신청은 90% 자사고가 이긴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5년 전과 달리 절차상 문제가 없으므로 본안소송에서는 100%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8개 자사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 채 내년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한 자사고 교장은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3~4년은 걸린다”며 “적어도 내년에 입학한 1학년 학생은 ‘자사고 학생’으로 공부하고 졸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