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4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강판 공장에서 직원들이 기존 프린트 강판보다 최고 4배 이상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포스아트’로 제작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 포스코 포스아트공장 가보니

철강재 전용잉크 사용하니
기존 강판보다 4배 더 선명
천연대리석의 20~80%저렴
라돈 등 유해물질 걱정없어
“올해 매출 1조원 달성 자신”

“잉크젯프린트기술로 철판(강판)을 특수 코팅하면 대리석 무늬의 고급 건축자재가 탄생하고 사진, 그림은 예술작품이 됩니다.”

지난 14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스코강판 포스아트(PosArt·POSCO Artistic Steel)공장. 잉크젯프린터 3대에 올려진 각각 가로 2.6m, 세로 1.2m 크기의 강판이 건축자재용 ‘대리석 무늬 컬러 강판’으로 쉴새 없이 탈바꿈하고 있었다. 포스코강판이 올해 3월부터 생산 중인 ‘포스마블’(PosMarble)로, 고급 천연 대리석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어떠한 대리석 무늬도 이 작업을 거치면 완벽하게 구현됐다. 포스코와 포스코강판이 자체 개발한 포스아트를 활용한 것으로, 강판에 철강재 전용 잉크를 사용해 기존 프린트 강판보다 4배, 증명사진보다 3.5배 이상 선명한 1440dpi(사진 등의 정밀도를 나타내는 단위)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연출했다. 홍진복 포스코강판 포스아트 확대추진반 부장은 “포스마블은 라돈 등 유해물질 발생으로 사회적 문제가 된 천연 대리석, 인조대리석과 달리 친환경적인 것이 특징”이라며 “철강재이기 때문에 재활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포스마블이 건축 자재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빌딩 로비의 천장과 벽, 아파트 공용시설을 비롯해 거실, 부엌 등 인테리어 내외장재로 널리 사용되면서 미적 효과를 낳는 데다 천연 대리석보다 20~80% 저렴한 가격에 시공돼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기술은 포스아트에서 탄생했다. 2012년 포스코 광양연구소가 개발해 연구설비로 운영되던 것을 지난해 포스코강판 창립 30주년 때 부임한 하대룡 사장이 실생활 제품으로 생산하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상용화됐다.

포스아트는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등에 잉크젯프린트기술로 선명한 사진, 글자, 그림 등을 제작하는 것이다. 잉크젯프린트가 컴퓨터로 입력된 디자인에 따라 강판 위를 오가며 두께를 조절해 잉크를 뿌리고, 동시에 자외선으로 코팅하면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등 작품을 입체감 있게 만들어 낸다. 포스코와 포스코강판은 포스아트 관련, 12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포스코강판은 포스아트로 포항지역 어르신 등 360여 명에게 사진을 제작해 전달했다. 올해는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국가유공자 20만 명에게 명패를 달아드리는 국가사업에 담당 업체로 선정돼 대량 생산도 하고 있다. 포스코강판은 도금강판 2공장과 컬러강판 4공장 등을 통해 올해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상경 포스코강판 사업지원실장(상무)은 ”차별화하고 혁신적인 이 기술로 강건재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동시에 포스코그룹의 경영이념인 ‘더불어함께 발전하는 기업 시민’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포항=글·사진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