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손잡은 한·미 국방 지난 7월 취임한 뒤 처음 방한한 마크 에스퍼(왼쪽) 미국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손을 맞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한·미 국방장관 회담

13일 아덴만 떠나는 강감찬함
호르무즈로 작전구역 확대 검토
지소미아·중거리미사일도 거론

美국무부 “방위비 분담금은
한·미 대통령의 주제 될 것”

취임 뒤 처음 방한한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9일 국방부·외교부를 방문해 전달한 메시지는 한·미·일 3각 협력 강화를 위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유지와 호르무즈 해협 연합체 참여,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동맹 청구서’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한·미 동맹 현안을 논의하는 ‘상견례’ 차원의 회담이라는 게 국방·외교부 측 설명이지만, 지난 6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에스퍼 장관도 3대 현안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 고려를 요청하면서 정부는 상당히 난감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면담한 뒤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공식 의제는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전시작전권 전환 등 한반도에서의 한·미 안보협력으로, 양국 장관은 북핵 미사일 도발 등을 집중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식 의제와는 별개로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연합체에 한국이 조속히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7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과의 회담에서도 이 2가지를 요구했는데, 이를 한국 측에도 똑같이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4일 국회에서 밝힌 대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리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퍼 장관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도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한국이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으며, 한·미 간에 협상이 시작됐다”, 국무부도 이날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엄청나게 명명백백하게 해온 이슈 중 하나”라면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요구 액수가 최대 50억 달러(약 6조45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에스퍼 장관이 원론적 수준으로 언급하되 구체적인 청구서를 제시하진 않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강 장관과의 면담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식 의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에스퍼 장관이 회담에서 아시아 지역 내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거론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