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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어 수업 / 어크로스

대한민국에 표준어가 있듯이, 북한에는 문화어가 있다. 한 지역의 말을 연구하려면 그 지역에 머물러야 하지만, 북한은 우리가 밟을 수 없는 땅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방언학자인 한성우는 간접 체류 방식을 택했다. 공동저자 설송아를 비롯한 북한 출신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각종 연구자료를 참조해 가상의 방언 조사를 벌인 것이다.

이 책은 의식주 용어를 비롯해 호칭, 옛말, 욕설, 은어 등 다양한 북한 말을 담았다. 북한에 ‘찌개’라는 말이 없는 이유는 그런 음식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연인과 통화할 때 “오빠 지금 뭐하는데?”라며 남한식 호칭과 억양을 사용하는 북한 젊은이들 모습에선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일상의 북한 말을 살피다 보면 자연스럽게 북한의 사람과 풍경이 그려진다. 저자들은 남북의 말에서 드러나는 약간의 차이와 간격을 좁혀나갈 방향을 제시한다. 320쪽, 1만5000원.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