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 전측면. 복합연비 리터당 20.1㎞를 인증받아 동급 중에서 연비가 가장 좋다. 현대자동차 제공

국내社 상반기 판매 17% 급증
그랜저 모델이 가장 많이 팔려

6개 모델 판매중인 현대·기아
내년까지 10종으로 크게 늘려
이달엔 신형 쏘나타 본격 판매

BMW ‘뉴745e sDrive’ 가세

올 상반기 국내 신차 판매량은 뒷걸음친 반면 하이브리드차(HEV· 휘발유와 전기 혼용차)가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모두 3만46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 수입차를 합치면 상반기에 하이브리드차 5만1184대가 국내에서 팔렸다. 이에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앞다퉈 보강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총 10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두 회사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총 6종이다. 현대차는 친환경 모델인 아이오닉과 그랜저, 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기아차는 주력 세단인 K5와 K7, 친환경 SUV인 니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판 중이다. 니로를 제외하면 모두 세단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가 앞으로 새롭게 선보일 하이브리드차 4종은 모두 SUV다. 현대차는 이달 소형 SUV 코나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코나 하이브리드는 아이오닉과 니로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시스템 최고출력 141마력 등 주행성능을 갖췄다. 현대차는 내년에는 중형 SUV 싼타페와 준중형 SUV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차도 내년에 신형 쏘렌토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달부터는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이 본격적으로 판매된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복합연비 ℓ당 20.1㎞를 인증받았다. 중형차 중 가장 좋은 수치다. ℓ당 17㎞인 렉서스 ES 300h와 ℓ당 16.7∼17.5㎞ 수준인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를 웃돈다. 이 차에는 현대차 최초로 ‘솔라루프(Solar Roof) 시스템’이 적용됐다. 솔라루프 시스템은 태양광 발전으로 차량 배터리를 충전, 1년간 총 1300㎞가 넘는 거리를 더 달릴 수 있다.

상반기 우리나라에서 팔린 하이브리드 차 중 국산차 비중은 67.6%였다. 이 가운데 33.1%(1만6008대)가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였다. 수입 하이브리드차 중에서는 렉서스 ES 300h(4915대·29.7%)가 가장 많이 팔렸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도 각각 1700대 이상 판매됐다.

하이브리드차가 주목받는 이유는 연비다. 동급 비교 시 1ℓ당 2∼5㎞를 더 갈 수 있는 경제성에 소비자들이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하이브리드 차종 선택 폭이 넓어지고, 가격대도 낮아졌다는 점도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만들어냈다. 연비와 친환경성을 발판 삼아 하이브리드차가 시장에서 하나의 차종으로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 성장세가 탄력을 받자 수입차 업계 움직임도 바빠졌다. BMW는 최근 국내에 선보인 ‘뉴 7시리즈’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기술을 적용한‘뉴 745e sDrive’와 ‘뉴 745Le sDrive’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들이 플래그십 모델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속속 적용하는 가운데 현대차 등 국내업체들도 라인업을 넓히고 있어 선택지가 한층 다양해질 전망”이라며 “올 하반기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이미지 크게보기 현대차 ‘더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

이미지 크게보기 기아자동차의 친환경 SUV ‘더뉴 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