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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첨단산업 피해 실태

소재 기업들 주가 크게 내려
日언론 “재고만 쌓일것” 지적
FT “중국 반도체만 이득본다”

美증시 상장 기업들도 ‘위기’
필라델피아 지수도 1.56%↓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관련 산업계 및 글로벌 첨단 산업계도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일본의 관련 소재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으며, 대표적인 반도체 산업의 지수를 모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급락했다.

5일 오전 9시 50분 일본 주식 시장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1.15%, 토픽스 지수는 1.39% 하락했다. 일본 주식 시장은 지난 2일 전일 대비 닛케이 지수가 2.11% 급락한 데 이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 조치가 발표된 2일 한국 반도체 관련 주가 하락 못지않게 일본의 소재 수출 기업들 역시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 가스)를 수출하는 스텔라케미파는 전일 대비 2.7%, 포토레지스트를 수출하는 JSR와 도쿄오카공업, 스미토모화학은 각각 1.62%, 3.49%, 5.38% 전일 대비 하락했다.

일본 토픽스 중 특히 소재 관련주는 전일 대비 크게 하락(-3.8%)해 대(對) 한국 수출 타격을 반영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 비중은 85.9%에 달한다. 단기적으로 한국 기업이 일본 소재를 구매하지 않으면 재고가 쌓이고 중·장기적으로 한국이 소재 국산화 등 소재 경로를 다변화할 경우 일본은 큰 고객을 잃게 되는 셈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업체들이 소재 수입 경로 다양화, 국산화에 나서고 있는데 일단 이에 성공하면 관련 공정도 모두 이에 맞추게 돼 다시 일본산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게 된다”면서 “일본의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서는 세계 1, 2위인 삼성과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세계 시장에서 수출 대상 기업을 찾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이대로 가면 일본과 한국 모두가 패자가 된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무역 마찰로 중국만 어부지리로 이득을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일 “한국과 일본의 ‘루즈-루즈(모두가 지는) 게임’ 속에 서로의 산업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발표 직후 “반도체 소재의 한국 수출이 늦어지면 일본 기업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과 한국의 싸움 가운데 중국 반도체가 이득을 보고 있다”고 썼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계에도 타격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상장 반도체 기업들을 모은 지수로 대표적인 반도체 업종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일 종가 1511.98에서 2일 1488.43으로 1.56% 급락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