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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은 역대 검찰총장 중 가장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지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임명장 수여 후 이어진 환담에서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의 관심이 모인 건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윤 총장을 ‘차차기 대선 주자’로 꼽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러나 윤 총장 체제의 검찰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냉정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이달 19일부터 열흘간 시민 562명을 대상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시민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74.7%가 그간의 검찰 활동에 대해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이 실시한 역대 검찰 평가 중 가장 부정적인 답변이다. 특히 응답자 대다수 97.3%는 검찰 조직문화가 위계적이고 권위적이라고 생각했다. 88.4%가 검찰이 ‘중립적이지 못하다’고 답변했다. 그중 ‘매우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응답이 54.8%에 달했다. 시민들의 평가는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윤 총장의 ‘제 식구 감싸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취임 후 검찰 간부 인사에선 ‘윤석열 사단’이 대거 약진해 또 다른 줄 세우기 논란이 일었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로 좌천까지 당했던 ‘강골 검사’였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엔 철저히 정권과 손발을 맞췄다. 문 대통령 취임 열흘 뒤인 2017년 5월 19일 대전고검 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돼 전 정권 적폐 수사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야권에선 “검찰이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경실련의 이번 조사 결과는 검찰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30% 안팎의 자유한국당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대다수 시민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윤석열 체제 검찰이 적폐 청산과 집권 후반기 사정 정국을 염두에 둔 정치적 ‘코드 인사’라는 논란과 시비를 무마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윤 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공언했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무(無)타협’이 아마 그 첫 번째 고비일 것으로 여겨진다. 검찰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를 알려주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윤 총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윤희 사회부 기자 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