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지금 급한 건… 홍남기(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재정투입 덕 본 2분기 성장률

민간투자·수출 숨 못 쉬는데
“정부 응급조치로 경제 연명”

성장률 반등에도 실질GDI ↓
국민소득·생활수준악화 의미

3~4분기도 1%성장 필요한데
“日 변수 탓 올 2% 초반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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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정지출 효과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좌우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투자·수출 등 민간 영역은 여전히 힘이 빠진 상태에서, 민간소비 역시 정부가 예산을 투입한 곳에서 늘어나는 등 이른바 ‘세금 주도 성장’이 한국 경제의 체질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1.1%로 나타난 것과 관련, 시장과 전문가들은 ‘기저효과’와 ‘재정 투입’의 힘으로 평가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2분기 GDP 성장은 대부분 정부가 주도한 성장이고 민간 소비와 설비·건설 투자는 계속해서 하강하는 추세”라며 “정부의 응급조치로 경제가 숨을 쉬고 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2분기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정부 부문 기여도는 10년 3개월 만에 최고였다. 민간 부문 기여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벌써 세 번째 역성장했다. 지난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였던 것도 정부의 예산 집행 규모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줄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정부 예산 집행이 줄어들면 언제든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곤두박질칠 수 있는 위기의 국면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민간투자에 해당하는 민간 부문의 총 고정자본형성이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2018년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3분기 연속 마이너스인 순수출도 성장률을 0.1%포인트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민간투자와 수출이 0.6%포인트만큼 성장률을 낮춘 ‘주범’이었던 셈이다.

한은은 이날 민간소비가 0.7% 늘어난 점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민간소비 중 서비스, 특히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는 2.4% 늘어났다. 이 또한 정부의 재정 지출과 직접 연결되는 경제활동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GDP는 반등했지만,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6% 감소했다는 점이다. 정부 예산 투입에도 불구, 국민이 체감하는 소득과 생활 수준은 나빠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한은에 따르면 전기 대비로 분기 GDI가 감소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2분기부터 5번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경기가 하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 지출을 통해서 버티는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든 안 하든 국민의 체감 소득이 감소하는 추세도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은 하반기 중 평균적으로 분기마다 전기 대비로 0.8∼0.9% 성장하면 한은이 전망한 올해 성장률 2.2%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성 교수는 “2.2%를 달성하기 위해선 2분기보다 3분기에, 3분기보다 4분기에 계속 1% 가까운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현재 나타난 민간 영역의 부진과 일본의 수출 규제 후폭풍 등을 감안할 때 매우 어려운 목표”라며 “성장률 2% 초반도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만용·송정은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