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우려는 여당에서도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이제는 개인적·학문적으로 잘 아는 동료 교수들도 암담하다고 평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조 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기용하기 위해 현직에서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한다.

조 수석은 최근 ‘강제징용 판결을 부정·비난·왜곡·매도하는 사람은 친일파’ 등의 글을 SNS에 무더기로 올렸다. 이에 대해 조 수석이 재직했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고학수 교수는 SNS에 “대법원을 포함한 법원 판결을 곱씹어 보는 것은 모두 깨어 있는 국민이 해야 할 일이고, 특히 법학자라면 법원 판결에 항시라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천경훈 교수도 “국가보안법을 비난하면 빨갱이라고 비난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그 수준을 넘어섰다고 생각했다. 실수라고 믿고 싶다. 아니라면 너무도 슬프고 암담하다”라고 썼다. 다른 교수는 “1965년 한·일협정에 대한 해석은 수십 년간 이어진 논쟁이며, 이는 국제법 시각에서 봐야 하는데 조 수석은 국제법을 잘 모른다”고도 했다. 서울대 법대 후배인 부산대 로스쿨의 정승윤 교수는 “곡학아세(曲學阿世), 법돌이 권력자의 오만”이라고 꼬집었다.

조 수석은 교수 시절에도 과도한 정치 활동으로 서울대 내부에서 말이 많았다. 이제 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동료 평가(peer review)’에서도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법무장관 지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동료와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장관 자격도, 교수 자격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