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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실크로드’ ‘천사와 악마’

이번 주말엔 독특한 소리의 매력을 선보이는 음악 공연 무대가 많다. 우선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19일 오후 8시에 펼쳐지는 ‘국악 실크로드’(왼쪽 사진) 무대를 주목할 만하다. 피리와 대금 연주자인 이상준, 김희영이 국악과 이국 음악의 하모니를 선사한다. 국악이라는 그릇에 터키, 몽골,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선율을 담은 비빔밥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제 2회 마포국악페스티벌 프로그램의 하나로, 한국 음악을 익히기 위해 서울에 온 외국 전통예술인으로 이뤄진 ‘실크로드 뮤직 프렌즈’와 함께 한다. 터키의 사즈, 몽골 뿔나팔, 우즈베키스탄 루밥 등 전통 악기 소리를 각국의 국공립 예술단 출신 음악인들의 연주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

20일 토요일 오후 5시엔 역시 마포아트센터에서 아쟁, 대금, 해금, 거문고의 음색이 섞이는 ‘4인 놀이’를 만날 수 있다. 윤서경, 이영섭, 신현석, 이재하 등 4인의 연주자가 남도 육자배기 토리(지방에 따라 구별되는 노래의 투)와 경기, 강원, 충청 지역의 토리를 넘나들며 자유로운 느낌의 선율을 들려준다. 연주자 간의 즉흥적 교감을 통해 청중이 흥겹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무대를 꾸민다.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오른쪽)가 탱고 댄서, 공중서커스 전문가와 함께 하는 공연도 주목된다. 고상지는 19일 오후 8시, 20일 오후 7시에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뮤지션 피아졸라의 ‘천사와 악마’를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인다. 고상지는 KAIST 토목공학과에서 공부하다가 우연히 탱고 연주 공연에서 반도네온에 매료된 후 진로를 바꾼 뮤지션이다. 일본, 아르헨티나 등에서 음악 공부를 한 그는 타 장르와의 협업 공연을 풍성하게 펼쳐왔다. 이번 무대도 공중서커스 전문가 김주영과 함께 기획했다. 천상에서는 서커스가, 지상에서는 탱고 춤이 펼쳐진다는 개념으로 ‘천사와 악마’를 새롭게 풀어낸다.

고상지가 연주하는 반도네온은 아코디언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주법이 다른 악기로, 악기의 주름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탱고의 밀고 당기는 느낌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다.

한편, 고상지는 30일 경기 성남시 티엘아이아트센터에서 아코디언 연주자 이자원과 함께 공연한다. 반도네온과 아코디언의 차이를 보여주는 듀오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