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의 막내, 반려견 흰둥이와 함께한 지도 어느덧 12년이다. 이제 반려견을 넘어 가족과도 같은 녀석이기에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하는 승객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비록 국내 여행에서의 짧은 탑승 경험이 전부지만 흰둥이를 데리고 비행기에 처음 탔을 때 얼마나 긴장했던지. 소음과 진동에 녀석이 놀라지는 않을지, 또 혹시나 주위에 민폐를 끼치지는 않을지 여러모로 걱정이 가득했다.

처음에는 보안 검색대 통과부터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이라, 케이지 안으로 어서 들어가라고 실랑이하다가 털이 지퍼에 끼이기도 하는 등 작은 해프닝들이 있었지만 몇 번 함께 여행해보니 요령이 생겨 흰둥이도 나도 익숙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동물 가족과 함께 사는 반려인구가 1000만 명이 넘었다. 사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SNS상의 스타 개와 고양이들이 생기는가 하면, 반려동물과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역시 생겨나는 중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점은 바로 ‘펫티켓’이 아닐까 한다. 오늘은 동물과 동반해 항공여행을 할 때 궁금하셨던 점들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물론 대한항공 기준이므로 타 항공사와는 다른 점들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우선 탑승할 수 있는 동물은 개, 고양이, 새로 한정되며 이들은 기내 반입하거나 수하물로 운송되게 된다. 토끼나 햄스터 혹은 너무 어린 동물이나, 맹견류는 탑승할 수 없다. 흰둥이의 경우는 5㎏ 미만이어서 객실에 함께 탑승할 수 있었지만 이보다 무게가 더 나가는 동물이라면 수하물 칸에 따로 탑승하게 된다.

반려동물과 케이지의 무게가 총합 7㎏를 넘지 않는다면 기내에 함께 탑승 가능하다. 간혹 수하물 칸에 탑승한 반려견이 걱정이 돼 조심스레 문의하는 승객들을 만난다. ‘우리 개는 잘 오고 있나요?’ 안타깝게도 비행 중에 반려견의 컨디션을 알아보거나 체크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건강한 동물이라면 수하물 칸에서도 안전하게 항공여행을 하고 있다. 불과 몇 시간이었지만 도착지 공항에서 10년 정도 헤어졌다 만난 듯이 반가워하는 승객과 반려동물을 보면 나도 모르게 안심이 되며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여러 마리의 동물을 키우는 분이라면 세 마리를 어떻게 동시에 데리고 갈지 걱정이 되실 것 같다.

1인당 기내 반입으로 1마리, 그리고 위탁 수하물로 2마리까지 가능한데 항공편과 기재에 따라 반입 가능한 동물 수가 있으니 반드시 미리 확인하실 것을 당부 드린다.

또한 영국, 홍콩, 뉴질랜드, 호주 등의 국가는 동물 반입 규정이 매우 까다로우므로 해당 국가로 여행 혹은 유학을 준비 중이라면 적어도 3개월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대다수 반려견이 주인과 큰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에 비행 중 반려견의 안정을 위해 무릎에 올려두고 싶어 하는 승객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순하고 착한 반려견, 혹은 고양이라 할지라도 기내에는 알레르기 반응을 가진 승객이 있을 수 있고 여러 문제의 가능성을 고려해 케이지에 보관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대한항공 승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