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중재위 거부’이후 전략은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까지
日대응·美반응 등 종합 분석
與일각 대일특사파견 주장엔
“아직 논할 시기 아니다” 부인

日도 당장 추가보복 조치없이
韓반응 지켜보겠단 입장인듯

일본의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 요청을 거부한 청와대는 이번 사태의 변곡점이 될 일본 참의원 선거(21일) 때까지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외교적 해법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잇단 발언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고 외교적 해결 노력에 대한 명분을 확보한 만큼, 참의원 선거 이후 특사 파견 등 적극적인 해법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도 추가 보복 조치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등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할 것으로 보여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여권 안팎에선 일본 특사 파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일단 시기상조라며 선을 긋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18일 중재위 답변 시한이 지나고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치러진 이후 일본의 대응과 미국의 반응까지 전방위적으로 상황을 봐 가면서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는 다양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당분간 별다른 발언을 내놓지 않고, 향후 대응 전략을 숙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은 일본과 갈등 국면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데다, 상황의 변곡점이 될 만한 일정이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측이 18일 이후 추가적인 보복 조치를 내놓을지, 참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일본의 대응 방향이 달라질지가 관건이다. 일본 사정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지난 15일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일본에서 한국 측이 외교적 노력에 나설 조짐을 보인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18일 중재위 구성이 무산되면 주중 비난 성명 정도는 내겠지만 당장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설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양측은 꾸준히 물밑 접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수면 아래서는 어느 정도 논의는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일본이 너무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는 일본에 특사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특사는 아직 얘기할 시기도 아니고 만질 카드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물밑 접촉을 통해 분위기가 조성되면 특사를 파견해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 우리 정부는 구체적 해법에서도, 외교적 협상 방식에서도 모두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