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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가입자의 77.5% 추정
기지국·콘텐츠 부족 해결해야

‘세계 최초’로 기록된 5세대(G) 이동통신 상용화가 11일로 100일을 맞았다. 5G 가입자가 16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10’을 비롯해 5G 스마트폰이 추가로 출시되면서 또 한 차례 가입자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통신 품질 저하’ 문제는 크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올해 3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의회(GSMA)는 6월 말 현재 전 세계 5G 가입자 213만 명 가운데 한국 가입자를 164만 명(77.5%)으로 추정했다. 세계 5G 가입자 5명 중 약 4명이 한국인인 셈이다. 2위인 영국(15만 명)의 10배,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게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3위 미국(약 10만 명)의 16배다. 2011년 출시 81일 만에 1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롱텀에볼루션(LTE) 때보다 빠른 성장세다.

글로벌 5G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갈 길이 멀다”는 반응이 나온다. 여전히 건물 안이나 지하철에서 5G 신호가 잡히지 않는 데다, 수도권과 비(非)수도권 간 5G 기지국 편차도 심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10일 기준으로 전국 지하철 노선 가운데 5G 기지국이 들어선 지역은 서울이 유일했다. 윤 의원은 “정부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얽매여 무리하게 5G 상용화를 추진해 지금도 국민과 이통사를 비롯한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 3사의 전국 야외 5G 기지국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설치된 5G 기지국은 6만2641국으로, 전국 LTE 기지국 수의 약 7% 수준이다. 이마저도 전체의 58.6%가 서울과 수도권에 쏠려 있다. 이러한 논란 때문인지 정부는 별도의 ‘5G 100일’ 행사를 하지 않았다. 이통사들도 “5G 세계 최초 수식어는 의미가 없다”며 “품질 개선만이 살 길”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가상현실(VR)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서비스를 충분히 즐기기에는 콘텐츠 숫자와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