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전망 2.4~2.5%로 하향
모건스탠리는 1.8%까지 낮춰

홍남기 “2분기엔 반등” 발언에
전문가들 “정부 안이하다” 비판

‘이게 경제총괄 부처의 진면목인가’

지난 3일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수정 전망치를 내놓은 기획재정부가 시장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기재부가 전망치를 내놓은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해외투자은행(IB)과 글로벌 신용평가사 등이 기재부의 전망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전망치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경제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2.5%(기존 2.6~2.7%)로 변경했다. 기재부가 새로운 경제 전망을 한 당시에도 경제계에서는 과도하게 높은 전망치라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 세종 관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연간 성장률) 목표는 적어도 2.5~2.6% 정도로 앞으로 더 만회해나가야 한다’고 발언한 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지침)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기재부가 수정 전망을 발표한 뒤 1주일도 지나지 않은 9일 모건 스탠리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8%로 0.4%포인트나 낮췄다. 10일에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앞으로도 해외 IB, 글로벌 신용평가사, 국내외 경제예측기관 등의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상황 판단 능력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는 4일 라디오 방송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지금으로서는 경제 성장률을 변동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언 뒤에 곧바로 일본의 경제 보복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졌다. 홍 부총리가 10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2분기를 시작으로 성장률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4%(전기 대비)였기 때문에 경제 위기가 아니라면 2분기에 전기 대비 성장률 반등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문제는 반등 폭인데 경제부총리가 너무 한가하게 얘기한다는 뜻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에 대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2.0%라도 지킬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라며 “기재부 전망치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잊힌 지 오래”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