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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호텔 델루나’ 출연

전작 ‘나의아저씨’로 배우각인
다시 대세 입증할지 이목 쏠려
PD “이지은 아니면 안되는役”

“아이유 새 드라마 어떨 거 같아?”

8일 가수 겸 배우 아이유(본명 이지은·사진)가 출연하는 신작 드라마 tvN ‘호텔 델루나’의 제작발표회가 끝난 후 지인들에게서 이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놀라운 건, 대다수가 40∼50대였다. 이른바 ‘나의 아저씨 효과’다. 지난해 그가 주연을 맡았던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중년 남성의 폐부를 찌르는 이야기와 정서로 ‘아이유’라는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그중 몇몇은 그를 26세 아이돌 가수 아이유가 아닌 ‘배우 이지은’으로 기억한다.

아이유는 요즘 본업인 가수로서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블루칩이다. ‘중년의 아이돌’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신세대가 TV 본방송이 아니라 주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주문형 비디오(VOD)로 드라마를 찾아보면서, 시청률은 중년의 전유물이 됐다. 배우 박보검, 이종석 등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시청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TV 리모콘 지분율이 높은 중장년층 여성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아이유는 ‘나의 아저씨’ 이후 중년 남성들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여기에는 아이유의 음악 세계도 한몫한다. 데뷔 초기 ‘마쉬멜로우’와 같은 발랄한 노래를 부르던 그는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이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좋은 날’로 스타덤에 오른 후 아티스트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특히 흘러간 명곡들을 리메이크한 ‘꽃갈피’ 시리즈에서는 ‘너의 의미’ ‘가을아침’ 등을 다시 부르며 김창완, 양희은 등과 손을 잡았다.

아이유의 팬을 자처하는 정영진 시사평론가는 “아이유는 청바지의 매력과 닮았다”며 “10∼20대에게는 멋 내기와 섹시함의 상징, 30대에겐 실용성과 편안함, 40∼50대에겐 젊음을 되돌리기 위한 목적으로 소비되는 것처럼 아이유는 가수와 배우를 넘나들며 귀여움과 섹시함, 소녀와 여인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다양한 세대에게 각기 다른 모습으로 소구된다”고 말했다.

안주하지 않는 스타일로 잘 알려진 아이유는 ‘호텔 델루나’에서 또 한 차례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미남이시네요’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등 빅히트를 기록한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로 불리는 홍자매 작가의 신작인 이 드라마에서 아이유는 괴팍하고 심술맞으며 사치스러운 호텔 델루나의 사장 장만월 역을 맡았다. 이미 공개된 예고편 속에서 화려한 의상과 액세서리로 치장한 그의 모습에서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캐릭터는 아이유를 위한 ‘맞춤형 캐릭터’로 구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스타성과 가치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출을 맡은 오충환 PD는 “정말 이지은에게만 이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줬다. ‘이지은 아니면 하지 말자’고 할 정도였다”며 “화려하면서 사치스럽고 괴팍한데 사실은 짠한 장만월 캐릭터를 이지은에게서 느꼈다”고 전했다.

제작진의 이런 계산은 아이유의 생각과도 일치했다. 그는 “‘나의 아저씨’ 이후 밝은 모습을 찾던 중 ‘호텔 델루나’를 읽었는데 ‘나한테 들어온 캐릭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강렬하고 사연이 많은 캐릭터였다”며 “장만월은 여러 해석이 가능한 캐릭터인데 저 또한 가수 아이유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어서, 그런 부분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니까 (캐릭터에 대한) 접근이 쉽더라”고 밝혔다. 아이유와 함께 여진구, 신정근, 배해선 등이 출연하는 ‘호텔 델루나’는 13일 처음 방송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