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모든 가능성 조사”

지난 6월 15일 북한 어선의 ‘대기 귀순’ 당시 경계에 실패한 육군 23사단 해안 소초에 근무한 육군 일병이 휴가 중인 8일 한강에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육군 23사단 헌병대는 이 병사의 투신과 관련해 “북한 어선 경계 상황 조사와 관련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철저히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9일 육군에 따르면 정기 휴가 중이었던 육군 23사단 소속 J(21) 일병은 8일 오후 10시 30분∼11시 사이 서울 영등포구 원효대교에서 투신, 후송치료 중 사망했다. J 일병은 북한 어선이 입항했던 6월 15일 오후에 초소에서 근무했으며, 초소에서 상황일지를 작성하고 상황 발생 시 간부들에게 보고하는 상황병으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J 일병의 극단적 선택이 육군 23사단의 경계 실패에 따른 문책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J 일병은 6월 15일 오후 2시부터 상황병 근무를 했으며, 그날 오전은 비번이었다”면서 “새벽에 발생한 북한 어선 속초항 입항 관련 경계 실패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과 합조단의 조사 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계 실패와 관련해 군은 병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J 일병은 북한 어선 입항 직후인 6월 22∼28일 휴가를 나와,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23사단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합동조사 대상도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J 일병이 신변을 비관해 이 같은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경찰·군사경찰(옛 헌병)에 따르면 J 일병이 남긴 휴대전화 메모장에는 군 생활 미적응 등과 관련해 본인의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으며, 경계 허점을 비관한 내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충신·김수민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