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2018상품’ 조사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치열한 패권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만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기업이 세계 1위를 차지한 품목은 7개로 2017년과 동일했지만 점유율 등은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74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 주요 상품·서비스 점유율’ 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로 세계 1위를 차지한 품목은 미국이 인공지능(AI) 스피커 등 25개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가상현실(VR) 헤드셋 등 11개, 중국이 개인용 컴퓨터(PC) 등 10개로 집계됐다. 미국, 일본, 중국의 세계 1위 품목은 2017년보다 각각 1개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개 하이테크 품목의 경우 품목별 상위 5개사에 든 기업 숫자가 미국 기업 38곳, 중국 기업 33곳, 미·중 합작기업 1곳 등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평면TV, D램,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등 5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액정패널, 대우조선해양의 조선 부문 등 모두 7개 품목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17년 조사(71개 품목 대상)와 동일한 세계 1위 품목 수다.

그러나 일부 품목의 경우 1년 새 한국 기업이 1위 자리에서 밀려났거나 점유율 하락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광판 시장에서는 2017년 26.0% 점유율로 1위였던 LG화학이 지난해 23.0%로 같은 기간 24.0%를 기록한 일본 스미토모화학에 밀렸다. 문제는 올해 한국 기업이 세계 1위에서 밀려나거나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들이 미·중 무역전쟁 등 해외 정세의 영향을 받기 쉬운 데다 일본의 수출 규제, 중국업체들의 부상 등으로 올해 글로벌시장 점유율에 큰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