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회장賞 이정민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버지께.

아빠, 안녕하세요. 딸 정민이예요.

대구에서 인천까지 저를 혼자 보내실 때 저보다 걱정 더 많이 해주신 게 아빠였죠. 사실 인천에 혼자 올라와 가족이 아닌 친척과 살게 된다고 했을 때 많이 걱정도 되고 지금까지 매일 함께 살아온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게 무섭기도 했어요. 많이 보고 싶을 것 같기도 했어요. 그런데 현실로 닥치지 않길 바랐던 걱정들이 결국은 하나둘씩 다가오더라고요. 가족들과 함께 살 때는 기댈 수 있는 아빠, 동생들이라도 있었지만 여기에 막상 올라와 보니 아무리 친척분들이어도 아빠에게처럼 기대는 것도 어렵고, 힘들 때 얘기할 사람도 없으니 더 아빠가 그립고 보고 싶어요.

하지만 아빠가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선택한 결정인 만큼 힘들어도 참고 지쳐도 힘내고 가족들 생각하며 버티는 것 같아요. 아빠도 훨씬 힘들고 지칠 일이 많으실 텐데 힘든 내색 한 번 안 하고 저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해요. 저와 동생들 키우시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저희를 보면 웃어주시고 예뻐해 주시는 것을 보면 가슴이 찡하고 아플 때도 많아요.

제가 어린 나이 때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시고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맡겨졌을 때 할머니가 저에게 말씀해주셨어요. 엄마와 아빠를 잊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라고. 그 말을 듣고 “아, 이젠 끝이구나. 난 버려진 아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며칠 후 아빠가 퉁퉁 부은 눈으로 저와 동생을 찾아왔죠. 우리를 안아주며 아빠는 “미안하다. 아빠가 다 잘못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너무 아팠고 아빠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 아빠는 혼자서 열심히 다른 친구들 부럽지 않게 맛있는 것도 더 많이 사주시고, 학교든 어디든 우리가 아빠를 필요로 할 때마다 일하시다가도 달려오셨어요.

제가 꼭 하고 싶은 것은 커서 아빠가 저희에게 해주신 만큼, 사랑해주고 아껴 드리는 거예요. 제가 아빠한테 받은 만큼 다 보답해드릴 수 있는 날이 얼른 오기를 바라요. 사랑해요.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