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6월 27일 경기 화성시에 자리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의 친환경차 시험동 다이나모 제어실에서 연구원들이 코나 일렉트릭 전비 테스트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3) 현대·기아차 新성장동력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비 ‘으뜸’
휘발유 1ℓ값충전때 57.8㎞주행
400㎾ 기기 통해 급속충전 시험
스마트폰 등 이용 냉난방등 조절

2025년까지 친환경 44종 개발
그중 23종 전기차로 채울 방침
판매량 101만대로 확대하기로
내년 주행거리 500㎞이상 출시

세계 자동차 업계는 격변기에 들어서 있다. 100년 넘게 이어져 온 내연기관 엔진의 시대가 저물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전동화’를 외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전기차 집중 투자로 이 같은 대전환 시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수소 연료전지차(수소 전기차)에만 ‘올인’하는 것처럼 오해받고 있지만, 실은 이미 배터리 전기차 4개 차종을 보유한 전기차 선도 기업이다. 또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종 이상을 개발할 계획인데, 그중 23종을 전기차로 채울 방침이다. 제네시스 전기차도 계획에 들어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4만9000대 수준이던 전기차 판매량을 2025년 101만 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효율성 높은 현대·기아 전기차= 현대·기아차는 효율이 더욱 뛰어난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6월 27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 친환경차 시험동 다이나모 제어실. 현대차 전기 SUV 코나 일렉트릭의 성능 향상을 위한 실험이 한창이었다. 연구원 2명이 통제실에서 3가지 모니터를 보며 실험 환경을 제어하고, 다른 연구원 한 명은 무전기를 들고 ‘섀시 다이나모’ 위에 올려진 코나에 탑승, 제자리에서 주행하면서 전비(전기차 연비) 테스트를 했다. 섀시 다이나모는 마치 트레드밀에서 달리기하는 것처럼 롤러 위에 차를 올려놓고 운전, 차가 앞으로 나가지는 않지만 도로 주행에서와 같은 실험값을 얻을 수 있는 장치다.

섀시 다이나모를 작동하고 차를 운행하기 시작하자, 주행모드 프로그램을 띄워 놓은 통제실 모니터에 파란 실선과 흰 실선이 나타났다. 파란 선은 목표 속도, 흰 선은 실제 속도를 나타낸다. 차 앞에도 대형 모니터를 붙여놓고 똑같은 화면을 보여준다. 송풍량 조절용 ‘댐퍼 도어’를 열어 코나 전기차의 전면으로 바람도 내보냈다. 주행 속도에 따른 공기 저항을 계산해 그에 맞는 바람을 보냄으로써 실내에서도 도로 주행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냈다. 목표 속도 그래프를 그대로 따라 주행하면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실험 과정에서 전기차가 소모한 전기 에너지를 측정, 속도 변화에 따라 달릴 수 있는 주행 거리 차이 데이터를 얻는다.

실험실 천장에 달린 19개의 조명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자 눈을 뜨기 힘들 만큼 실험실 안이 밝아졌다. 한여름 35도 이상 무더위에 내리쬐는 태양광을 모사한 실험으로, 조명 장치 이름도 ‘솔라(Solar)’다. 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태양 빛으로 인해 실내가 가열돼 에어컨 등 성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이라고 했다. 고온과 극저온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도 이뤄진다.

이처럼 첨단 설비를 이용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현대·기아차는 이미 전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지난 3월 미국 환경보호청(EPA) 발표에 따르면 가장 높은 에너지 소비효율을 가진 전기차는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구형 모델 기준)이다. MPGe는 휘발유 1갤런(3.785ℓ) 주유비로 배터리를 충전했을 때 몇 마일(mile)을 달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단위다. 아이오닉은 136MPGe의 전비를 기록했는데, 휘발유 1ℓ 값만큼 충전해 약 57.8㎞를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기차 신기술 주도= 코나 일렉트릭의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는 406㎞다. 현대차는 내년 이후 주행거리 500㎞ 이상 장거리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주행거리 한계는 어느 정도 극복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충전 시간 단축이 더 중요해지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충전기 개발업체가 더 빨리 충전되는 기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친환경차 시험동 밖에는 급속충전기 3개가 설치돼 있었다. 시중에 있는 50㎾급과 100㎾급 급속충전기 외에 400㎾급 충전기도 마련돼 있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4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이용해 전기차의 성능과 주행 효율성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 전기차 튠업(Tune-Up)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전기차의 △모터 최대토크 △발진 가속감 △회생 제동량 △제한 최고속도 △냉·난방 에너지 등을 포함해 총 7개 항목의 성능을 일정 범위에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배터리 방전 걱정 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남은 거리와 전력량을 계산, 자동으로 차의 성능을 전비 최적화 상태로 맞출 수도 있다.

◇고성능 전기차 개발 투자=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에 1000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협업을 바탕으로 내년에 고성능 전기차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계획이다. 리막은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등으로 구성된 고성능 전기차용 파워트레인과 차량 제어 및 응답성 향상을 위한 각종 제어기술, 배터리 시스템 등 분야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화성=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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