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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에서도 제법 유명해진 아티초크(artichoke)는 지금이 제철이다. 대개 8월에 심어 이듬해 5∼6월에 거둔다. 한번 심으면 5∼6년간 수확이 가능하다. 주 생산지는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다. 지중해 주민에겐 ‘채소의 귀족’으로 통한다. 유럽에선 우리의 무·양파처럼 대중화된 채소다. 샐러드의 재료로는 물론 냉동식품·통조림에도 사용된다. 특히 프랑스 요리엔 필수 채소다. 국내에선 호텔 등에서 고급요리의 재료로 주로 이용된다.

미국의 레스토랑에서도 아티초크를 넣어 만든 음식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세계적인 아티초크 생산지로 알려진 곳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캐스트로빌 마을이다. 이 마을의 첫 ‘아티초크 축제 여왕’이 유명해지기 직전의 미국 배우 메릴린 먼로였다.

엉겅퀴의 일종인 아티초크는 원산지가 지중해 지역이다. 아열대성 채소여서, 국내엔 기후 온난화 대비 작물로 2003년에 처음 도입됐다. 농촌진흥청은 제주에 적합한 신품종 ‘임페리얼스타’ ‘그린글로브’를 개발했다.

브로콜리·콜리플라워처럼 개화 직전에 채취한 꽃봉오리를 먹는다. 꽃이 피기 직전의 꽃봉오리는 식감이 연하고 맛이 담백할 뿐 아니라 단백질·식이섬유·비타민 A·비타민 C·칼슘·철분·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토란·아스파라거스와 비슷한 맛이다.

아티초크엔 수용성 식이섬유이면서 혈당 조절을 돕는 이눌린(inulin)이 풍부하다. 당뇨병 환자에게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꽃봉오리에 많이 함유된 시나린(cynarin)이란 항산화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이뇨 효과를 나타낸다.

아티초크를 자르면 잘린 표면이 금방 갈색으로 변한다. 아티초크에 풍부한 폴리페놀(항산화 성분)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할 때 산화효소(폴리페놀옥시다아제)에 의해 갈색 물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갈변을 막으려면 아티초크를 절단한 뒤 신속하게 절단면에 레몬즙이나 식초 액을 바르거나 끓는 물에 삶아 산화효소를 불활성화시켜야 한다.

아티초크를 식재료로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소금물을 채운 큼직한 그릇에 아티초크를 약 한 시간 동안 거꾸로 담가 흙과 숨어 있는 모든 벌레를 제거해야 한다. 소금물을 넣은 냄비에 담아 30분가량 끓이고 잎의 질긴 부위는 버린다.

생으로 먹기는 다소 거북하다. 대개 삶거나 구워서 먹는다. 삶고 난 후 가운데 심지 부분의 꽃술과 보라색 잎 부분은 제거한다.

아티초크와 예루살렘 아티초크(Jerusalem artichoke)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예루살렘 아티초크는 기독교 성지인 예루살렘과는 무관하다. 맛이 아티초크와 비슷하면서 꽃이 해바라기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루살렘 아티초크는 해바라기 속에 속하며 선초크(sunchoke)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예루살렘 아티초크는 우리말 이름(돼지감자)이 있다. 돼지감자는 한반도 전역에서 자생한다. 이 식물이 과거에 원산지인 북미에서 돼지 사료로 이용된 데서 돼지감자란 식물명이 유래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최근 국내에서 돼지감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은 당뇨병 환자에게 이로운 식품으로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돼지감자에 든 항(抗) 당뇨병 성분은 이눌린(다당류의 일종)이다. 이눌린은 당분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도 막아 ‘천연의 인슐린’으로 통한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