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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플재단’고문 맡은 조선영 광운학원 이사장

“美 휘틀스쿨 등서 이미 시도
국내도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악(惡)플(악의적인 댓글을 뜻하는 신조어)’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에게 ‘클릭 베이트’(클릭을 유도하는 미끼)를 봤을 때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검증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게 하는 교육 문화를 조성해 가야 합니다.”

조선영(41·사진) 광운학원 이사장은 1일 서울 노원구 광운학원 이사장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악플’을 달지 말고 ‘선(善)플’(착한 댓글을 뜻하는 신조어)을 달자고 하기 전에 어린이, 청소년 등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는 정보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면서 이처럼 강조했다. 잘못된 정보에 휘둘려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악플’을 달거나 무차별적으로 퍼 나르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정보 범람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차원의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조 이사장은 이와 관련, “과거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라고 전제한 뒤 “어떤 정보가 안전하고 객관적으로 검증된 것인지를 가리도록 하는 분별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 해외에서는 미국 휘틀(Whittle) 스쿨 등과 같은 교육 기관이 이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해외 프로그램을 주의 깊게 보고, 전문가를 모셔오는 등 관련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운학원은 최근 민병철 한양대 국제학부 특훈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선플재단·선플운동본부’에 학원 전체가 참여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광운학원은 산하에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등 6곳의 학교를 두고 있다. 광운학원이 동참하면서 한곳에서 아동·청소년·청년 등 연령대를 넘나드는 ‘선플 실험’이 가능해진 것이다.

선플재단 고문을 새롭게 맡기도 한 조 이사장은 “언니, 오빠, 누나, 형이 선플 운동에 대해 동생들한테 직접 설명해 주고 멘토가 돼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아동·청소년·청년 등이 함께 활동하면 시너지(상승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이 이처럼 선플 운동에 적극 참여하기로 한 것은 학원 설립 정신과 선플 운동의 철학이 서로 통한다는 판단에서다.

조 이사장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꺼내 읽어 본다며 30여 쪽 분량의 서류 뭉치를 들어 보였다. 광운학원 설립자이자 조부인 화도 조광운 박사가 생전에 당부했던 얘기가 깨알 같이 적혀 있었다. 조 박사는 조선인에 대한 기술 교육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던 일제강점기인 1934년 5월 ‘조선무선강습소’(朝鮮無線講習所·광운대의 전신)를 설립해 기술 교육을 이끌었다. 조 이사장은 “설립자께서는 ‘과학 기술 교육의 대상은 인간이고, 아무리 진선진미(盡善盡美)의 과학기술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반드시 인간다운 품격이 깃들어 있어야 하고, 사랑의 마음을 길러 간직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셨다”면서 “앞서 광운전자공고가 선플 운동에 참여한 지 10년이 돼 가는데, 이번 기회에 전 학원 차원에서 동참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지난 5월로 이사장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에 맞춰 조 박사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조부의 생애를 다룬 전기 ‘항상 그대와 함께 걷는 길’을 출간했다. 조 이사장은 “대학 시절부터 설립자의 정신을 널리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오래 바라 온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출간을 계기로 오랜 역사와 철학을 가지고 교육을 해온 기관임을 해외에도 널리 알려 국내외 투자를 유치하려고 한다”면서 “수익 사업 육성과 재무 건전화로 법인이 각종 도전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