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현대건설은 최첨단 건설 기술력과 탁월한 공사 수행력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해 6월 말까지 20조 원에 육박하는 건설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이 2016년 최저입찰가를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주해 7월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사우디 우스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 현장. 현대건설 제공

- 현대건설, 사우디 우스마니아 EDRF 프로젝트

사우디 국영에너지기업 발주
2016년 英·스페인 업체 꺾고
시공력·기술력으로 단독수주

하루 14억㎥ 규모 가스 유입
에탄 등 천연가스액으로 분리
75m·820t설비 4시간에 설치

아람코측 “단번에 완료 처음”
‘참 대단하다’ 편지까지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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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산유국은 국내외 건설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발주처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카타르, 오만 등 각국은 풍부한 천연자원(석유·가스 등)을 자국의 성장 재원으로 활용해 인프라, 건축, 플랜트 등의 분야에서 양질의 사업을 많이 발주하기 때문이다. 중동에서도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Aramco)의 막대한 영업이익을 재원으로 굵직한 건설 사업을 대거 발주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 규모는 441억 달러(약 50조 원)로 추산될 정도다. 그동안 사우디에서 20조 원에 육박하는 건설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아람코 등 발주처의 신뢰를 바탕으로 올해도 다양한 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동쪽으로 약 325㎞ 떨어진 우스마니아 지역. 이곳에서는 현재 7억3570만 달러(약 8508억 원)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이 공사를 수행 중인 초대형 가스처리 플랜트 ‘우스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Ethane Deep Recovery Facility·EDRF) 프로젝트’다.

1일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 우스마니아 EDRF 프로젝트를 최저입찰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시공능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단독 수주했다. 당시 영국 페트로팩(Petrofac), 스페인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Tecnicas Reunidas) 등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들었지만 현대건설의 경쟁력을 이길 수는 없었다.

2019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성공적으로 공사를 수행 중인 우스마니아 EDRF 프로젝트는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한 사업으로, 지난 40여 년간 운영돼 온 기존 가스 플랜트를 확장하는 개념으로 전면 공사 중인 프로젝트다. 하루 14억 ㎥(Million standard cubic feet per day) 규모로 유입되는 가스를 에탄, 프로판 등의 천연가스액으로 분리하는 시설이다. 현대건설은 에탄회수처리시설 1기, 천연가스액(NGL) 저장탱크 2기, 스팀터빈 발전기 1기, 기타 부대시설 공사, 기존 공장 내부를 개·보수하는 일까지 맡았다.

현대건설은 수주 직후부터 공사에 들어가 파이프랙(Pipe Rack) 기초공사(2017년 10월), 철골 설치(2018년 3월), 지상 배관 설치(2018년 5월), 전기 케이블 트레이 설치(2018년 7월) 등을 모두 정해진 공사 기간 내에 끝냈다. 지난해 12월에는 무게 820t, 높이 75m에 달하는 거대한 기둥 형태의 핵심 설비 ‘디메타나이저(Demethanizer·가스를 에탄, 프로판 등의 천연가스액으로 분리 및 회수하는 시설)’를 설치했다. 현대건설은 디메타나이저를 두 대의 크레인을 이용해 끌어올리는 탠덤 리프팅(Tandem Lifting) 방식으로 단 4시간 만에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디메타나이저 설치를 지켜본 아람코의 가스 운영 부문장은 현대건설 현장 엔지니어를 극찬하는 것은 물론 “여러 가스 플랜트 공사를 지켜봤지만 이처럼 어려운 시공을 수정 작업 없이 단번에 끝낸 것은 처음”이라며 “현대건설 참 대단하다”는 서신까지 경영진에 보내왔다고 한다.

우스마니아 EDRF 프로젝트의 철골 공사에 콘엑스텍(ConXtech·철골 구조물을 모듈화해 조립하는 것) 공법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것도 아람코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콘엑스텍 공법은 자재를 최소화하는 설계를 거쳐 기존 공법 대비 작업 시간과 원가를 상당 부분 절감해 시공 생산성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람코는 세계 최대의 발주처인 만큼 깐깐하고 높은 수준의 시공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우스마니아 EDRF 프로젝트는 3700여 명의 현장 직원들이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공사를 수행해 사우디 내에서 현대건설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