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옥상 정원 모습이며 망루 위 조각은 이 화백의 자화상이다. 왈종미술관 제공

이왈종 화백은

이왈종 화백은 1945년 경기 화성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무척 몸이 약했기에 농사꾼 대신 원하는 미술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1974년 국전에 입선,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받으며 일찍이 화단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였던 그는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건국대 대학원을 마친 후 1979년부터 추계예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도 크고 작은 업무들을 처리하며 어느 순간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1990년 결국 교수직을 내려놓고, 제주도로 내려가게 된다.

제주에서 터전을 잡으며 작품에 몰입하게 된 그는 크게 ‘제주 생활의 중도’라는 미학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평면에서 부조, 목조, 판각, 도자기와 향로, 테라코타 설치 등이 바로 그것이다. 평면 작업이건, 입체 작업이건 자유로운 화면 구성과 풍부한 색채감이 특징이다. 그의 작업은 피카소를 연상시킨다.

미술평론가 오광수(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씨는 “피카소는 타블로, 판화, 조각, 도자 등 조형 전 영역에 걸쳐 왕성하게 자기 세계를 펼쳐 보였다”며 “회화에서 부조에 이르는 이왈종의 작품 편력도 어느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그 관심을 다양하게 넓혀 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형식적인 실험은 자기 세계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작가의식의 자연스러운 발로”라고 평가했다. 이 화백은 1983년 미술기자상, 1991년 한국미술작가상, 2001년에는 월전미술상을 받았다.

서귀포 정방폭포 바로 옆에 있는 왈종미술관을 찾으면 그의 작품세계 전모를 만날 수 있다. 미술관에는 작가의 40여 년 작품 생활을 총망라하는 수장고, 작품 전시 공간, 작가의 작업실, 그리고 10여 년을 제주 어린이들을 위해 무료로 진행해온 어린이 미술 교육을 위한 공간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미술관 바로 옆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공간이 갖춰진 아트숍도 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