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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스케 서울시향 예술감독

“유명 고전 작품 연주하면서
젊은 작곡자들도 조명할 것”

오스모 벤스케(66·사진 오른쪽) 서울시립교향악단 새 예술감독이 “세계적 음반회사에서 연주 음반을 내고,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겠다”며 “이를 위해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이 필요하다”고 했다.

벤스케 감독은 24일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음반 작업’ ‘명성 높이기’ ‘전용 콘서트홀’ 등 3가지 전략을 밝혔다. 그는 “이 3가지 전략을 따로 추구하지 않고 서로 연결해서 추진한다”고 했다. 벤스케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콘서트홀 건립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도 서울시에 전용 연주홀 건립을 건의했으나 성사되지 못해 자주 아쉬움을 토로하곤 했다. 핀란드 출신의 거장 지휘자로 서울시향을 2020년 1월부터 3년간 이끌어 갈 벤스케의 요청이 과연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벤스케 감독은 “음반 작업을 통해 국제적 명성을 얻어서 국제 페스티벌에도 진출할 수 있다”며 “이러한 훌륭한 성과를 지역사회에 알려서 명성을 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교향악을 들을 수 없는 지역에도 음악을 전하고 싶다”며 “오케스트라가 구석구석을 찾아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레퍼토리와 관련, “유명한 고전 작품도 연주하지만, 현재 아무도 모르나 훗날 인정받을 젊은 작곡자들의 작품을 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후 문화일보와 국내 언론 첫 인터뷰(6월 3일 자 25면)를 하며 “서울시향의 제1목표는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악기를 연주하듯 화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악장, 부악장, 노조원 모두 한 팀이 돼 함께 연주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는 서울시향이 전임 정명훈 감독 시절에 내홍을 겪어 침체에 빠졌던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2003년부터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온 벤스케는 무명이었던 이 악단을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자금난으로 인한 노사 갈등으로 2012년 10월부터 16개월 동안 진행됐던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파업과 직장 폐쇄를 안정적으로 수습, 재건 발판을 마련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이날 간담회에 동참한 강은경(왼쪽) 서울시향 대표는 “어려움을 겪으며 소통과 협력의 새 모델을 만들어낸 벤스케의 리더십이 서울시향의 혁신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