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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 반응
與 “종합감사는 당연한 권한”… 사학법 개정 가속

교육부가 24일 사립대학 등 사학 법인을 상대로 고강도 사정 방침을 밝히면서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 개정을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가 사학개혁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임에 따라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격하게 대치했던 노무현 정부 때처럼 또 한 번 충돌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사학개혁 방침에 발맞춰 현재 국회에 계류된 다수의 사학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학은 이제까지 자율성 측면을 들어 반발해 왔는데, 자율성과 투명성은 대립되는 가치가 아니다”라며 “사립대학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는 교육부의 당연한 권한으로, 대학을 옥죄는 수단이 아니라 ‘종합 검진’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의 여야 충돌 전례를 반복할 우려에 대해선 “혁신에 대한 대학의 준비 상황이나 국민 눈높이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사학 법인, 야당 등과 협의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사회적 합의를 이뤄 보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사학 죽이기’가 우려된다며 경계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사립의 근간을 흔들고, 사학을 국가 통제의 범주에 넣어 이념 편향 교육 기제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교육 현장을 면밀히 살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위 소속 곽상도 의원도 “부정부패는 정리하는 게 맞지만, 정부가 지금의 적폐청산 기조처럼 의도를 갖고 기획 사정을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의도적인 ‘사학 죽이기’로 흐르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사학개혁은 노무현 정부의 숙원 과제였지만, 당시 한나라당의 강력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2005년 12월 노무현 정부 ‘4대 개혁입법’ 중 하나로 사학법 개정을 추진했다. 사학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비리를 막기 위해 사학 법인에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고, 이사장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의 교장 임명 제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학법 개정안은 직권상정으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제1야당이던 한나라당은 당시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주도로 53일간 장외농성을 이어가며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2007년 7월 사학법은 재단도 개방 이사 추천에 참여하고, 이사장 친인척도 학교장에 취임 가능한 내용으로 재개정됐다.

이정우·손고운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