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기병(오른쪽 두 번째) 6·25참전언론인회 회장이 24일 강원 춘천시 근화동 ‘춘천대첩’ 기념평화공원에서 ‘춘천사범학교 출신 춘천대첩 희생자’ 추모 행사를 가진 뒤 참가자들과 기념비를 읽고 있다. 연합뉴스

‘춘천사범 출신 희생자’ 추모… 박기병 6·25참전언론인회 회장

19세 춘천사범 3학년때 전쟁
재학생 207명 참전 14명 전사

“평화는 학도병 희생있어 가능
국가관 실종 젊은층보면 걱정”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싸우겠다’는 20·30대가 44%에 불과하다는 최근의 한 여론조사(자유민주연구원·국회자유포럼 주관)를 보니 걱정이 태산입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멸망한다’는 아널드 토인비의 말을 되새길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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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병(87) 6·25참전언론인회 회장은 2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의 평화와 번영은 6·25전쟁 때 북한군과 맞서 싸우며 나라를 지킨 젊은 학도병 등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평화에 도취해 안보의식과 국가관이 실종된 젊은 세대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6·25전쟁 참전 언론인들과 강원 춘천시 근화동 춘천대첩기념평화공원을 찾아 ‘춘천사범학교(춘천교대 전신) 출신 춘천대첩 희생자’ 추모 행사를 가졌다.

춘천사범학교 3학년 재학 중 19세로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박 회장은 “춘천대첩은 북한군의 남침을 3일간 방어한 전투로 인천상륙작전, 낙동강 방어작전과 함께 6·25전쟁의 3대 전승 전투로 불린다”며 “미국 전사에도 기록된 춘천대첩의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38선에서 불과 20㎞ 떨어진 춘천 지역 학생들은 조국의 부름을 받고 책가방을 내던지고 학도병에 자원했다”며 “당시 포병 16대대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탄약고와 포탄을 학교 교정에 옮겨 놓았는데 많은 학생이 포탄을 나르는 등 춘천대첩 전공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춘천사범 재학생 207명이 학도병으로 참전해 14명이 사망했다”면서 “현재 생존자도 17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현재 의암호 변에 조성된 춘천대첩기념평화공원은 볼품이 없고 초라하다”며 “105㎜ 곡사포 1문과 3일 동안의 전투일지를 기록한 조형물이 고작”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안보 불감증에 걸린 지금, 제대로 된 춘천대첩 기념관을 세워 자라나는 2세와 젊은층을 위한 안보교육장으로 활용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1958년 대한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 강릉·춘천MBC·GTB강원민방·구로케이블TV 사장, 제10·17대 한국기자협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재외동포저널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4월 ‘격동의 수레바퀴 언론의 길 60년’ 미수(米壽) 문집을 발간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