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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등 미투관련 5편 수록도
“재판 영향 줄까 봐 조심 조심”

한국 문단 기득권층의 성폭력 행태를 고발하며 문학계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한 최영미(58·사진) 시인이 25일 6년 만에 새로운 시집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을 출간한다.

이날 최 시인은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최 시인은 출간을 앞두고 자신의 블로그에 “지금 할 말이 많은데, 다 할 수 없어 답답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최 시인은 “이번 시집의 콘셉트는 ‘무난하게’”라며 “소송 중이라 재판에 영향을 줄까 봐 조심조심”이라고 밝혔다.

시집은 4부로 구성됐다. 특히 2부 ‘지리멸렬한 고통’에는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고발한 시 ‘괴물’을 비롯해 ‘독이 묻은 종이’ ‘여성의 이름으로’ 등 ‘미투 운동’ 관련 시 5편이 수록돼 있다. ‘괴물’은 최 시인이 계간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게재한 시로, 고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해 문학계를 넘어 사회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시는 한국 문단 기득권층의 성폭력 행태를 고발하는 기폭제가 됐고 최 시인은 ‘미투 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독이 묻은 종이’는 고 시인과 진행 중인 명예훼손 소송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에 앞서 고 시인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 시인과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으나 지난 2월 1심에서 패소했다. 고 시인은 무혐의를 주장하며 곧바로 항소해 2심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