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호주의 해나 그린(왼쪽)이 2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타인내셔널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투어 KPMG 여자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캐리 웹(오른쪽에서 세 번째),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맥주세례를 받고 있다. USA투데이 연합뉴스

여자 PGA챔피언십 최종일

18번홀 결정적 파퍼트 넣어
前 챔프 박성현 1타차 제쳐
8년만의 와이어투와이어 정상
메이저서 LPGA 첫 우승 이뤄
한국 3연속 메이저 제패 무산

박성현(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여자PGA챔피언십(총상금 385만 달러) 2연패 문턱에서 1타 차로 아쉬움을 삼켰다.

세계랭킹 4위인 박성현은 2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타인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다.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친 박성현은 9언더파 279타인 해나 그린(호주)에게 1타 뒤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호주의 해나 그린이 24일 오전(한국시간) LPGA투어 KPMG 여자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USA투데이 연합뉴스

세계랭킹 114위, LPGA투어 2년 차인 그린은 2011년 청야니(대만) 이후 8년 만에 이 대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LPGA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한 그린은 우승 상금 57만7500달러(약 6억7000만 원)를 받았다. 호주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건 2006년 나비스코챔피언십의 캐리 웹 이후 13년 만이다. 그린은 2017년 LPGA 2부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3승을 거뒀고 2018년부터 1부 투어에 진출했다.

박성현은 그린에게 5타 뒤진 공동 5위로 4라운드를 출발했지만 후반 막판 1타 차까지 추격하며 그린을 압박했다. 박성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마지막 날을 4타 뒤진 채 출발했다가 연장전에 극적으로 합류, 역전우승을 거뒀기에 희망을 잃지 않았다. 이날 초반에 그린과 박성현의 격차는 6타까지 벌어졌다. 그린은 2번 홀(파4) 버디로 10언더파가 됐고, 4언더파였던 박성현을 멀찌감치 따돌린 것이다. 그러나 그린은 9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적어내더니 11번 홀(파5), 12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4개 홀에서 3타를 잃고 흔들렸다. 11번 홀까지 버디만 3개를 몰아친 박성현 역시 12번 홀에서 보기로 주춤해 격차는 2타가 됐다. 15번 홀(파5) 버디로 다시 1타 차까지 쫓아온 박성현이 17번 홀(파3)에서 약 2.5ｍ 거리 버디 기회를 만들어 연장전 기운이 감돌았다. 그런데 반전이 생겼다. 그린이 16번 홀(파4)에서 6ｍ 정도의 만만치 않은 버디 퍼트를 넣었고, 반대로 박성현은 버디 기회를 놓쳤다. 동점 기회에서 순식간에 2타 차로 벌어졌고 승부는 끝난 것처럼 보였다.

이미지 크게보기 박성현이 24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LPGA투어 KPMG 여자PGA챔피언십 4라운드 17번 홀에서 버디 퍼트가 빗나가자 고개를 떨구고 있다. AP연합뉴스

박성현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6ｍ 중거리 퍼트를 깔끔하게 집어넣고 다시 한 번 그린을 1타 차로 압박했다. 게다가 그린은 이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보냈다. 보기가 나온다면 연장으로 가게 되고, 그럴 경우 세계랭킹, 우승경력 등 객관적 지표에서 박성현의 역전 우승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그린은 벙커샷으로 공을 홀 약 1.5ｍ 지점에 보냈고 파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했다. 지난 4월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고진영, 이달 초 US여자오픈에서 이정은이 정상에 올라 한국인 3회 연속 메이저대회 석권을 기대했지만 1타 차이로 ‘불발’됐다.

박성현은 4라운드 직후 “7번, 17번 홀 등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쳤지만 이미 끝난 일이고 그래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최선을 다했고, 그린 선수가 잘하면 축하해줄 일이기 때문에 경기를 먼저 마치고 기다리면서 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저도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2017년 US여자오픈)에서 거뒀는데, 그린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걸 축하해주고 싶다”며 “2주 더 대회에 참가한 뒤 에비앙챔피언십을 앞두고 2주간 휴식기를 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박인비와 이미림, 김효주는 4언더파 284타로 공동 7위를 형성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한 유소연은 3언더파 285타로 공동 10위에 자리했고 세계 1위 고진영은 2언더파 286타로 김인경 등과 함께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이정은은 6오버파 공동 60위에서 이날 4타를 줄여 공동 30위(2오버파 290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