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봉 떠받들기’가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모사를 계기로 갈수록 확산되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재향군인회와 6·25 참전단체 회원들이 20일 ‘김원봉 서훈 절대 반대’ ‘편파 시각 NO! 이념 갈등 NO’ 등의 손팻말을 든 채 “김원웅 광복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 것도 그런 현실의 반영이다.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이날 ‘6·25 전쟁 69주년 자유대한민국 수호 국민대회’를 갖고,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산주의자 김원봉을 칭송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공개 서한을 발표한 배경도 달리 없다.

김원봉은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했으나, 북한 정권 요직을 지내고 6·25 남침에도 공을 쌓았다고 해서 훈장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찬양하고 기리는 것은 반(反)대한민국 행태다. 하지만 국가보훈처 산하 공법단체인 광복회 회장까지 그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 회장은 지난 7일 취임한 뒤로 잇달아 김원봉을 칭송한 반면, 창군(創軍) 원로로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에 대해선 폄훼했다. 백 장군이 한때 몸담았던 일제 간도특설대가 ‘독립군 말살 부대’였다며, 백 장군을 예방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지난 16일 “몰역사적 행위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도 요구했다. 백 장군은 “당시 중국공산당 팔로군과 싸웠고, 독립군은 본 적도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그 증언마저 그의 국가 수호 전공(戰功)과 함께 없던 일로 치는 셈이다.

여권 성향의 함세웅 신부가 회장인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회원들이 재향군인회 집회 바로 옆에서 ‘백선엽이 영웅이면 김원봉은 성인이다’는 플래카드를 펼친 채 “백선엽은 친일 전범” 운운의 성명을 낭독한 행태도 마찬가지다. 그러는 것은 독립운동 선열들도, 호국 용사들도 모독한다는 사실이나마 대한민국 국민이면 더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