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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곳곳서 추적·감시 일상화
홍콩시위대, 헬멧·보안경‘무장’

2020년까지 전국민 DB 추진
개인 교통위반 정보까지 구축

중국의 최첨단 감시 기술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나날이 발달하고 있다. 최루탄이 아니라 ‘안면 인식’(사진) 등을 피해 마스크를 쓰는 상황이 오면서 중국의 지나친 감시 체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친(親)중국 성향인 홍콩 입법회가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강행하는 데 반발해 거리로 뛰쳐나온 홍콩 시민들은 하나같이 헬멧과 보안경, 수술용 마스크를 이용해 얼굴을 가렸다.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굴하지 않고 거리를 지켰던 홍콩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온 다른 시민들에게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라고 조언하고 나섰다. 시민들은 사진을 찍는 것도 꺼렸고,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신분을 감추기도 했다. 또한 홍콩 시민들은 전화나 휴대전화 문자 같은 감청이나 추적이 가능한 수단이 아닌 텔레그램 등 암호화된 창구를 통해 범죄인 인도 법안을 저지하기 위한 전술을 교환했다.

외신들은 중국이 안면 인식 기술 등을 이용해 위험인물을 추적, 감시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행동이라고 이를 평가했다. 실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중국이 안면 인식 기술과 모바일 앱을 활용해 신장(新彊)위구르자치구 주민들을 추적,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리의 검문소, 주유소, 학교 등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시설에서 정보를 추출해 ‘비정상적인’ 행동을 모니터링한다. 모니터링한 데이터는 권한을 가진 당국자에게 트리거된다. 트리거(trigger·방아쇠)란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채증된 뒤 데이터의 상태가 자동전송·관리되는 방식을 말한다.

중국은 또한 모든 시민의 행동과 공공의 상호작용을 기록하기 위한 ‘사회적 신용 제도(social credit system)’를 만들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정부 행정정보와 연계한 국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이는 개인의 경미한 교통 위반을 포함한 행정조치에 정부의 재정 및 관련 정보가 종합된 뒤 하나의 숫자로 구분돼 등록되는 시스템이다. 중국 당국이 특정 개인의 경제활동이나 일상생활에 제약을 가하는 근거자료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오프라인 감시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은 전국에 깔아놓은 감시카메라망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전 세계 CCTV 시장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을 정도다. 이들 대부분이 중국에 설치돼 있다. 중국의 경우 약 1억7000만 대의 CCTV가 자국 내에 설치돼 있고, 이는 2020년까지 4억 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이 같은 장비가 비단 중국뿐 아니라 히크비전(HIKVISION), 디후아 등 중국제 CCTV에 설치돼 전 세계적으로 수출되는 것에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